(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 국채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가 불완전 판매와 대규모 손실에 시끌시끌한 가운데 증권사는 무풍지대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은행에서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투자자와 증권사에서 가입하는 투자자의 성향 차이가 뚜렷하게 구별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해 7월부터 서비스 불만족시 사유에 관계없이 고객이 환매를 요청하면 수수료를 전액 환불하는 제도를 도입했지만 아직 한 차례도 적용된 사례가 없다.

이 제도는 본사운용형 랩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가입후 6개월까지 적용된 서비스로 당시 삼성증권은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신뢰 회복의 일환으로 서비스에 불만족이 생길 경우 적극 대처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본사가 운용하는 랩어카운트 상품에 적용된 서비스였는데 사례가 한 건도 없었다"며 "증권사에서 투자하는 고객의 경우 상당수가 위험도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랩어카운트 성과도 좋아 굳이 확대하지는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가 대규모로 판매한 독일 헤리티지 부동산 파생결합증권(DLS)은 만기 상환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투자자들은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 역시 최저 가입금액이 1억원인 사모 투자 상품이었다.

은행권에서 가입금액 1억원으로 불완전판매 이슈가 두드러진 DLF와 비교할 때 대조적인 양상이다.

두 상품 모두 고령자를 비롯한 투자 취약계층에 판매가 어려운 고위험, 원금비보장 상품이다.

물론 독일 부동산 DLS의 경우 담보물건이 있고, 손실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98%에 달하는 손실을 본 독일 국채금리DLF와는 온도차가 크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의 손실 감내 수준에서 은행과 증권의 격차가 크다고 언급했다. 증권사의 투자자들은 과거 홍콩 H지수 급락에 지수연계증권(ELS) 손실이 급격히 커지면서 한바탕 혼란을 겪는 등 파생상품 손실에 대한 투자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에 가서 가입할 때와 증권사에 와서 가입할 때의 투자자 마음이 다른 것 같다"며 "증권사에서 투자하는 고객들은 대체로 원금보장이 안되는 상품에 대한 인지가 잘 돼 있고, 내부적으로도 그 부분을 명확히 설명하며, 아예 투자설명서 앞표지에 명시해두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증권사에서 1억원 이상 고위험 파생상품에 가입하는 투자자들은 대체로 손실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다 투자 관련 지식을 갖춘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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