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유럽계銀 파생상품, 전체의 50.4%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한국은행이 외국계 자금 유출로 인한 국내 금융 시스템의 교란 가능성을 경고했다. 특히 미국계와 유럽계 은행의 영업 형태 변화 영향을 주시했다.

한국은행은 26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19년 9월)' 보고서에서 "미국계 및 유럽계의 경우 높은 파생상품거래 비중을 감안할 때 이들의 영업행태 변화가 국내 파생상품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에 따른 외국계 자금 유출로 국내 금융시스템의 교란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계와 유럽계 은행의 파생상품 계약 규모가 전체 파생상품 계약 규모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미국계 및 유럽계 은행의 파생상품 계약 규모는 각각 1천592조원과 2천633조원으로 총 4천225조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전체 은행의 파생상품 계약 규모 8천381조원 대비 50.4%에 해당한다.

전체 외은 지점의 계약 규모는 60.2%다.









미국계 및 유럽계 은행은 본지점 계정과 원화 예수금을 위주로 자금을 조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통화(FX스와프, CRS) 및 이자율(IRS) 스와프 등 파생상품을 중심으로 영업한다.

한은은 "대차대조표(B/S)상 파생상품 자산·부채는 실제 계약금액(난외항목)이 아닌 파생상품 거래에 따른 평가손익을 나타낸 것"이라며 "이 규모가 크다는 것은 실제 파생상품 거래 규모가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의 포지션 관리 규정 등으로 대차대조표 상 파생상품 자산과 부채 규모는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계의 경우 본지점 장기차입금(을기금) 등 본지점 계정(외화)을 통한 자금 조달이 50.4%에 이르고, 자금 운용 측면에서는 대기업 위주의 대출채권이 전체의 61.0%를 차지했다.

중국계의 경우 본지점 계정의 비중(23.8%)이 비교적 낮은 대신 국내에서 원화 및 외화로 조달한 자금이 절반 수준이다. 자금운용 측면에선 일본계와 유사하게 대기업 중심의 대출채권 비중(42.4%)이 높았다.

한은은 "외은 지점의 대출을 차주별로 살펴보면, 금융기관 대출 비중이 큰 미국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외은 지점이 대기업 중심의 기업 대출 위주로 운용한다"며 "역외 외화 대출 등을 제외한 일본·중국·유럽계의 기업대출 비중은 65~80%, 미국계의 경우는 47% 내외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의 외은지점 현황 분석에 따르면 국내 외은지점은 총 38개로 유럽계가 9개로 은행 수도 많고 자산 규모도 63조5천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자산 기준으로는 외은 지점이 국내 은행 전체의 6.8% 수준이다.

한은은 미국계와 유럽계 은행의 영업행태 변화 영향에 주목하면서도 "외은지점의 자금 조달 및 운용이 국가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만큼 국내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도 상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끝으로 한은은 "일본계 및 중국계의 경우 자본금 성격의 자금(을기금)과 국내에서 조달한 자금의 비중이 큰 데다, 국내 기업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외은지점 기업대출이 국내은행 기업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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