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우리금융지주가 금융지주 출범 이후 두 번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착수한다. 자본 비율을 경쟁 금융지주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사업 부문 확장의 여력을 채우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다음달 11일 3천억원 규모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오는 30일 기관투자가로부터 수요예측을 받아 최종 발행금액과 발행금리를 결정한다. 상황에 따라 발행총액은 5천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우리금융이 영구채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것은 금융지주 출범 이후 두 번째다. 지난 7월에 5천억원의 영구채를 3.49%에 발행한 우리금융은 이번에 공모 희망금리를 2.9~3.4%로 제시했다. 이달 들어 상승세로 전환한 시장금리가 급등하지 않으면 최저금리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리금융은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등 자본으로 인정받는 채권 발행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5억5천만달러 규모로 바젤Ⅲ 적격 외화 영구채를 내놨다. 발행금리가 4.25%로 국내 시중은행 발행 영구채 중 최저금리다. 한화로 따지면 6천667억원가량이다.

이외 올해 하반기 들어서만 영구채 5천억원, 후순위채 4천억원을 선보였다. 영구채는 기본자본을 채워주고 후순위채는 보완자본을 높인다. 원화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으로만 우리금융의 총자본비율은 0.32%포인트 올라간다.

우리금융의 자본확충은 채권 발행으로만 끝나지 않았다. 우리카드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고자 우리은행에 지급한 신주 5.8% 중 4.0%가 대만 푸본생명으로 매각됐기 때문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의 재무적 영향으로 그룹 보통주 자본 비율이 15bp(1bp=0.01%포인트) 내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취득원가보다 매각가가 높아 소액의 자사주 처분이익도 발생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지난 상반기 말 국내 주요 금융지주의 평균 총자본비율은 13.60%를 나타냈다. 우리금융지주는 11.08%로 다소 낮다.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자본 비율을 산정하는 추가 절차 전에 경쟁 금융지주를 따라잡는 속도를 내고 사업 부문 확장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카드, 종금 지분을 매입하고 부동산신탁 등 비은행 부문을 확대한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며 "사업 다각화와 자본 적정성을 동시에 달성하고자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금융지주 대비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 지분 취득 여력이 커 내년까지 증권업 확대 등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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