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7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전면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 등으로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이 여전한 데다 경제 지표도 엇갈린 신호를 나타내 상승했다. 달러화 가치는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제재 해제 여부를 둘러싼 이란과 미국의 공방으로 큰 폭 변동성을 보인 끝에 하락 마감했다.

오는 10월 10일부터 이틀간 열릴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백악관이 대중국 투자 제한 방안을 검토해 무역 긴장이 다시 고조됐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중국에 대한 모든 금융투자를 차단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당국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상장 폐지, 미국 공적 펀드의 중국 시장 투자 차단 등 미국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가 중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양국이 구체적인 협상 일정을 잡은 점에 안도했던 시장은 다시 긴장 모드에 들어갔다.

소비가 부진한 점도 투자 심리를 저해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8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보다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 이후 가장 부진한 증가율이며, 시장 예상 0.3% 증가에 못 미쳤다.

8월 개인소득은 0.4% 늘어 예상에 부합했다. 소득이 늘면서 저축률이 높아졌지만, 소비 증가세는 둔화했다.

그동안 미국 경제를 지탱해 오던 소비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콘퍼런스보드가 이번 주 발표한 9월 소비자신뢰지수도 전월보다 큰 폭 하락하는 등 최근 소비 관련 지표가 전처럼 견조하지 못한 상황이다.

물가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8월 PCE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 0.0%, 전년 동월 대비 1.4% 올랐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1.8%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상무부는 8월 내구재수주 실적이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 1.0% 감소보다 양호했다.

다만 기업의 투자 지표인 항공기를 제외한 8월 비국방 자본재 수주는 전월 대비 0.2% 감소했다.

9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는 93.2로, 전월 확정치인 89.8에서 상승했다. 이번 달 중순 발표된 예비치와 시장 예상치인 92.0보다 양호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0.87포인트(0.26%) 하락한 26,820.2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5.83포인트(0.53%) 내린 2,961.7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1.03포인트(1.13%) 하락한 7,939.63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0.43% 내렸다. S&P는 1.01%, 나스닥은 2.19% 각각 하락했다.

시장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과 주요 경제지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여파 등을 주시했다.

미·중 관계에 대해 엇갈린 소식이 나왔다.

미 경제방송 CNBC는 양국이 오는 10월 10일부터 이틀간 워싱턴DC에서 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양국이 구체적인 협상 일정을 잡은 데 안도하며 주요 주가지수는 장 초반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미 당국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CNBC는 백악관이 중국에 대한 모든 금융투자를 차단하는 방안이 포함한 대 중국 투자 제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른 외신도 미 당국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상장 폐지와 미국 공적 펀드의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 차단 등 미국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가 중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소식으로 주요 주가지수는 하락세로 가파르게 반전됐다.

미국 민주당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 개시도 불안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탄핵당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지만, 무역 협상이나 예산안 등 경제 정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날 종목별로는 화웨이에 대한 판매 감소 등을 이유로 부진한 실적 전망(가이던스)을 발표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가 11% 폭락했다. 알리바바 주가는 5.2%가량 급락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28% 하락하며 가장 부진했다. 커뮤니케이션도 0.93% 내렸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금리가 중립 수준이라면서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전쟁 관련 소식에 따른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퍼듀시어리 트러스트 인터내셔널의 이에미 콩 이사는 "시장이 그날그날의 뉴스 헤드라인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어떤 확실한 합의를 하기 전까지는 이런 흐름이 지속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10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44.9%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7.16% 상승한 17.22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0.7bp 내린 1.678%를 기록했다. 이번 주 7.6bp 내렸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과 중국 간 고위급 무역협상의 구체적인 일정이 잡혔지만, 미국이 대중국 투자를 전면 차단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위험자산 선호가 빠르게 꺾이고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커졌다.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과의 고위급 무역협상은 다음 달 10일 워싱턴DC에서 재개될 예정이다. 중국은 미국산 제품 추가 구매를 고려하고 있어 장초반 낙관론이 일었다.

오후 들어 미국이 중국의 규제감독 리스크로부터 미국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업체들을 상장 폐지하거나, 미국 공적 연기금의 중국 투자를 차단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지난 8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이 고조돼 큰 폭 하락했던 미 국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무역 긴장이 다소 완화한 데다,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덜어 9월 초 강하게 반등했다. 그러나 중순부터 다시 하락해 지난주 14.7bp 내린 데 이어 이번 주도 2주 연속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지표도 헤드라인은 호조세였지만, 세부사항에서 우려스러운 부분도 나타났다.

미국의 8월 소비지출은 0.1% 늘어나는 데 그쳐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9월 소비자태도지수는 반등해 기대 이상이었다.

8월 내구재수주는 시장 예상보다 좋았지만, 기업의 투자 지표인 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 수주는 전월 대비 감소했다.

계속되는 무역 전쟁 속에 제조업은 위축되고 기업 투자는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미국 소비는 건재해 경제를 지탱하고 있지만, 최근 불안한 신호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 등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도 미 국채 값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아직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트럼프의 대통령직 전망이 어두워지면 큰 요인이 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RBC 캐피털 마켓의 마크 챈들러 금리 전략가는 "어떤 것도 막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한 소비가 유지될 것이라는 게 우리의 기본 가정"이라며 "연준이 올해 한 번만 더 25bp의 금리 인하를 하는 중간 주기 조정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선물시장은 더 비관적"이라며 "재정 정책의 완화 범위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트레이드의 마이크 로웬가트 투자 전략 부대표는 "임금 증가율은 탄탄했지만, 소비는 실망스러웠다"며 "가계와 기업이 더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불확실한 시기를 대비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멀티에셋 전략의 폴 젠스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제지표가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인 쪽으로 기울어있지만, 시장에서는 일부 공포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7.955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7.887엔보다 0.068엔(0.20%)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0941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9177달러보다 0.00237달러(0.22%)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8.11엔을 기록, 전장 117.79엔보다 0.32엔(0.27%)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1% 하락한 99.118을 기록했다. 이번 주 0.65% 올랐다.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협상 일정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기대가 커졌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대중국 자본투자를 전면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긴장 역시 확대됐다.

다음 달 10~11일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최근 무역 협상과 관련된 혼재된 소식 속에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달러 인덱스는 최근 2년 동안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 추가 상승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 등 정치적 혼란도 계속되고 있는 데다, 최근 28개월 동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유로-달러가 반등한 점도 달러 약세에 일조했다.

전 세계 각종 불확실성 속에서 달러가 안전통화로 입지를 확고히 했고, 분기말 달러 자금 수요까지 겹쳐 달러는 최근 강세를 나타냈다.

크레디 아그리꼴의 마뉴엘 올리베리 외환 전략가는 "최근 며칠 동안 일부 회사들의 자금 수요가 달러를 끌어올렸지만, 리밸런싱 흐름 때문에 나중에는 달러 순매도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는 "최근 유로 약세는 유로 자체의 하락 위험보다는 달러 강세 영향이지만,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며 "노딜 브렉시트가 유로존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덜 반영됐고, 미국과 유럽의 무역 협상, 중동지역 지정학적 우려 등을 포함한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중앙은행(BOE)의 마이클 손더스 위원이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진다면 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고 시사한 영향에 파운드-달러는 하락했다.

씨티 인덱스의 피오나 신코타 선임 시장 분석가는 "손더스의 발언은 이미 약한 파운드 투자심리를 더 저해했다"며 "최근 몇 분기 동안 영국 경제가 약해졌다는 것을 알고 있어 파운드-달러는 1.22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반적으로 주요 통화들은 최근 좁은 범위에서 엇갈리며 움직이고 있다.

CMC 마켓츠의 마이클 맥카시 시장 전략가는 "외환시장 거래를 요약하는 한 단어는 빈사 상태"라고 지적했다.

유니크레딧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낙관론과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조치 가능성 사이에서 투자자들이 방향성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 두 가지 경우에서 더 진전된 내용이 나와야 외환시장의 교착상태를 확실히 타개하고, 시장이 더 지속적인 흐름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50달러(0.9%) 하락한 55.9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3.8% 내렸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이란 제재 완화 여부와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반군의 휴전 가능성 등 중동 정세를 주시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 완화를 두고 양국에서 엇갈린 주장이 나오면서 유가가 요동쳤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이 대화의 조건으로 제재를 전면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로하니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WTI는 장중 한때 전쟁 대비 3%가량 내리는 등 급락세를 나타냈다.

유가는 하지만 미국이 이를 반박하면서 곧바로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윗을 통해 "이란이 대화를 위해 제재를 철회할 것을 요청했다"면서 "나는 당연히 '안 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것에 대해 "근거 없는 얘기"라면서 이란 원유 수출을 제로로 만드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중동 정세 관련 다른 소식도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 반군 후티와 부분적인 휴전을 단행할 움직임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후티 반군 내부에서도 이란과의 관계를 두고 이견이 있고, 일부 후티 반군과 휴전 논의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논의가 중동의 긴장을 줄일 것이란 기대가 부상했다.

사우디의 산유량 회복 관련 소식도 유가에 하라 재료로 작용했다.

사우디 관계자는 산유량이 하루 평균 980만 배럴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산유시설에 대한 폭격 이전 산유량과 유사한 수준이다.

사우디는 다만 수출에 필요한 정제 등의 작업에는 아직 차질이 있는 만큼 해당 물량이 전부 시장에 나올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관련해서 악재가 돌출된 점도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미 경제방송 CNBC 등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금융투자를 전면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소식에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 반전하는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반면 미국 원유 채굴 장비가 꾸준히 감소한 점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이번 주 미국 내 운용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는 전주보다 6개 줄어든 713개를 기록했다. 6주 연속 감소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중동 정세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는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해빙될 경우 유가에 큰 하락 위험이 있다"면서 "이 경우 막대한 규모의 원유가 곧바로 시장에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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