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올해보다 나아질 것…미·중 무역 분쟁, 반도체 경기가 변수

한국 디플레이션 아냐…기저효과 해소되는 내년은 1% 내외로 회복



(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윤시윤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한국 경제가 한국은행이 당초 예상했던 2.2% 달성이 녹록지 않는다며, 하방 위험이 좀 더 크다고 진단했다.

국제 주요 기구의 전망을 빌어, 내년 경제가 상승 반전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내년 한국 경제를 움직일 주요 불확실성으로 미·중 무역 분쟁과 반도체 경기 회복을 꼽았다.

최근 낮은 물가를 두고 디플레이션 징후로 해석할 수 없다며, 농·축·수산물 가격 기저효과가 해소되는 연말 혹은 내년 초에는 물가가 1% 내외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주열 총재는 29일 한국은행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8월 통화정책 결정 이후 여러 가지 지표로 봤을 때,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계속 약화하는 흐름이 이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기가 둔화한 움직임 속에서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조정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7월에 이어 9월에도 정책금리를 추가로 인하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금리를 낮췄다.

이 총재는 그런데도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세계 경제가 반전의 모멘텀을 가늠하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그는 "주요국이 통화정책을 좀 더 완화적으로 끌고 가면 세계 경제 둔화 우려를 완화할 수 있지 않을까 보인다"면서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러 곳에서 발생하면서 불확실성이 워낙 크다 보니 투자심리 위축과 벨류체인 약화 가능성 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 7월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은 후 두 달간의 흐름을 종합했을 때 하방 위험이 좀 더 크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내년 경제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제시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제기구가 내년에는 성장세가 올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어느 정도 상승 반전에 대한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를 바라보는 중요한 변수로 반도체 경기를 꼽았다.

그는 국제 전문기관의 전망을 빌어 "올해 말이나 내년에는 조금 괜찮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있다"며 "반도체 경기 회복 시기 진입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가 0%로 크게 낮아진 것과 관련해, 디플레이션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향후 한두 달 정도는 농·축·수산물 가격의 기저효과 등으로 일시적으로 마이너스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디플레이션은 물가 하락 기간이 단기간이 아니라 장기간 지속하고, 많은 품목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다며, 빠르면 연말, 내년 초에는 기저효과가 해소되면서 1% 내외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기대인플레이션 하락도 한은이 예상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실제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크게 받고, 과거에도 물가가 하락하면 기대인플레이션이 같이 떨어졌다가 기저효과가 사라지면 같이 올라가는 패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물가 상승률 하락에는 수요압력 약화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을 것이다"라면서도 "낮은 물가의 주요 원인은 기저효과다. 물가를 분해하면 근원 인플레이션 중에서도 정부 정책 영향을 제외하면 1%를 넘는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미국과 일본, 영국 등 주요 선진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각 나라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비추었을 때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위기를 방지할 수 있는 확실한 안전판은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는 2015년 종료 후 연장을 못 하고 있지만, 여러분이 상황을 잘 아실 거고, 영국에게도 통화스와프를 내밀 상황은 아니다"며 "미국은 특별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이머징 마켓하고 통화스와프를 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지난 8월 통화정책을 의결했을 때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대내외 여건과 국내 성장·물가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진 점을 고려해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는 다음 금융통화위원회까지 입수되는 모든 지표를 살펴봐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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