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국 등 인구고령화에 시달리는 국가들은 앞으로 10여년이 대책 마련의 골든타임인 것으로 진단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30년까지 고령자와 여성 등 취약 계층의 노동시장 참여가 확대되지 않으면 GDP가 최대 0.5%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OECD는 최근 '인구고령화와 고령자 고용정책에 관한 리뷰(Working Better with Ages)'를 통해 정책적 방향을 제시했다. 2018년 현재OECD 국가 대부분의 중위연령은 40세 이상이다. 이탈리아(46.3세), 독일(46세), 일본(47.9세) 등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인구고령화가 진행된 상황이다. 중위 연령이 42.6세인 한국은2050년도에 56.4세까지 높아져 회원국 가운데 가장 심각한 고령화 후유증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인구고령화는 삶의 질과 공공재정의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가장 큰 도전이라는 게 OECD의 진단이다. 기대수명 연장과 출산율 하락의 복합적 효과로 나타난 인구고령화가 노인부양부담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취업자 100명당 50세 이상 비경제활동 인구로 정의한 노인부양부담이 2018년 기준 42명에서 2050년 58.2명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은 같은 기간 29.7명에서 57.7명으로 폭증하는 것으로 진단됐다.

OECD는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고령자의 노동에 대한 유인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금 개시연령 상향 조정과 부분연금 활성화 등 연금제도 개편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OECD에 따르면연금개시연령을 1년 늦추면 55-74세 고령자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0.8%p 상승한 것으로 관측됐다.시간제 일자리를 활용한 단계적

퇴직 등 고령자의 은퇴연기에 대한 보상 강화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OECD는 노인 고용률과 빈곤율이 이례적으로 높은 한국에 대해서는 다른 대안을 제시했다. 한국은 2018년 기준으로 남녀 은퇴연령이 73세로 OECD 회원국 가운데 독보적인 1위다. 2017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7세다. 죽기 10년까지는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의미다.

한국의 노인들은 가장 오래 일하지만 빈곤의 수렁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 중위소득을 100으로 봤을 때 소득이 50%도 되지 않는 노인들의 빈곤율은 46.7%다. 우리나라 노인들의 상대빈곤율은 OECD 평균 12.1%와 비교하면 4배 가까이높다. 독일의 8.5%와 비교하면 참담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높은 노인빈곤율은노인 자살률의 독보적 1위라는 불명예로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자살률(인구 10만명당)은 2015년 기준 58.6명으로 OECD 회원국 18.8명보다 3배 이상 높다.

OECD는 한국적 특성을 감안해 다양한 차원의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권고했다. 고령자영업자 등이 근로장려세제(EITC) 혜택을 보다 넓게 적용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하고 기초생활보호 적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게 OECD의 진단이다. 비정규직 및 자영업자에 대한 국민연금 수혜와 퇴직연금제도 확대 등도 권고됐다.

OECD는 기업에 대한 지원도 강화하라고 지적했다. 연공서열 중심의 한국적 기업문화 개선, 사내하도급 및 파견근로 관련 제도개선, 연령차별금지법령 준수 등이 구체적인 대안으로 제시됐다.

OECD의 권고 덕분인지 최근 노인들의 일자리가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수가 45만2천명 늘었고 이 가운데 50대와 60대의 취업자 수가10만3천명, 55만6천명씩 증가했다.

40대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2만7천명 줄었다. 경제의 허리인 40대 취업자수 감소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인구동향 변화도 주목해야 한다. 40대 인구는 14만명이나 줄었고 30대는 10만2천명이나 감소했다.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 대책이 더는 세대간 진영논리로 나눠질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노인 고용증가 대책은 인구 고령화에 따라 세계 모든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고육책이다.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는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 한국은 '노인들을 위한 나라' 반열에 오를 자격도 아직 갖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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