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 재정부가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률 상한을 제시하는 새로운 규제안을 발표한 가운데 중국 시중은행의 대출 손실 흡수 능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 26일 시중은행들이 예상되는 대출 손실에 대비해 예비해두는 대손충당금의 적립률 상한을 최소 요건의 2배로 제한했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높다는 것은 은행이 경영에 있어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중국 재정부가 대손충당금 적립률 상한에 정하는 규제안을 내놓은 이유는 시중은행이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늘려 이익을 적게 보이도록 만든 뒤 세금과 배당금을 피하려 할까 봐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체는 중국 은행의 대주주가 주로 중국 정부 당국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중국 정부 당국이 최근 더 많은 수입을 거두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 당국이 인프라 지출 증가, 부동산 시장 냉각, 법인세 및 소비세 인하 등으로 최근 금고가 바닥난 상황이라고 매체는 부연했다.

현재 중국 시중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률 최소 요건은 150%다.

중국 재정부의 새로운 규제안에 의하면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150% 이상을 유지하되 300%를 넘어서도 안 된다.

지난 6월 말을 기준으로 상장된 은행 중 7곳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300% 이상을 기록했다.

중국 닝보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522%였고 중국 공상은행과 중국우정저축은행도 400%대를 나타냈다.

중국 4대 국영 은행 중 하나인 중국 농업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278%였다.

SCMP는 재정부의 이번 규제안이 은행업의 금융 불안정성을 키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손충당금은 본래 예상되는 대출 손실에 대비해 예비해두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에버브라이트 증권의 왕이펑 애널리스트는 은행이 안전을 희생해 이익을 늘리게 됐다면서 이는 경기 순행적 리스크를 더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매체는 중국 은행들이 종종 대출 관련 리스크를 숨기거나 대출 손실을 줄여서 보고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무너졌던 바오샹은행의 경우도 2016년 말 기준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76.77%였고 당시 부실채권 비율은 1.68%였다.

매체는 바오샹은행이 국유화된 이후 수정된 보고서가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실제 자산 상황이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이보다 좋지 않은 수준이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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