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한국기업평가는 메모리 반도체의 재고가 올해 말부터 정상 수준으로 감소하며 내년부터 가격이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승범 한기평 기업본부평가1실 선임연구원은 1일 발표한 이슈 리포트에서 "올해 하반기 서버 관련 주문이 재개된 것으로 보이는 데다, 하반기가 IT 시장의 전통적 성수기인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반도체 업계의 재고가 올해 말 정상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기업의 서버 관련 주문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지난해까지 공격적인 증설에 나섰지만 지난해 상반기 추정한 것보다 수요가 15% 정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격적 증설이 현시점에서 역풍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미중 무역 분쟁과 같은 국내외 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조적 수요확대를 예상하고 급격히 생산 능력을 확대했으나 수요는 예상 대비 부진했던 것이 반도체 업황 리세션의 본질"이라며 "주요 메모리반도체 업체 실적에 작년 4분기부터 이상 징후가 포착돼 올해 2분기까지 예상 대비 큰 폭으로 실적이 저하됐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업체 감산계획이 발표됐지만 수요 감소 예측치와 비교하면 불충분하다"며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공급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투자 결정의 출발점인 수요 예측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가능한 수준에서 공급 물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IDC 기업의 평균 가동률도 60% 내외로 단기간 투자 확대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ICD 기업은 서버 설비 외에도 데이터센터 부지와 인프라 구축, 플랫폼, 소프트웨어 관련 투자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올해 말에야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재고 수준이 정상 수준으로 줄고 내년부터 투자 규모도 조절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내년 중 낸드의 견조한 비트 그로스와 D램 가격의 안정화가 예상된다"며 "고객사 재고 수준은 감소하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 중 정상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올해는 반도체 업황 회복이 시기상조며 당분간 안정화에 만족해야 할 것"이라며 "내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업황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일본의 무역 규제로 국내 반도체 업체가 보유 재고 수준을 감안할 때 당장 생산 차질을 빚을 우려는 없다"면서도 "사태가 장기화하면 품목 대체에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며 생산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올해는 투자규모 조절여력이 크지 않아 메모리반도체 업체의 보유현금이 큰 폭 감소할 것"이라며 "당분간 지분투자나 인수·합병(M&A) 등 확장적 재무정책이 발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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