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KB국민은행이 차기 은행장 선임을 위한 경영승계 절차를 조만간 시작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이르면 다음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대추위)를 열어 차기 국민은행장 선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대추위는 윤종규 회장 이하 유석렬·스튜어트 솔로몬·정구환 등 사외이사 3인, 그리고 허 행장으로 구성돼있다. 행장을 선임할 때는 이해관계자인 허 행장을 제외한 4인이 후보군을 선정한다.

행장 후보군으로는 다수의 내외부 인사가 포함된다. 내부 출신으로는 그룹 내의 계열사 최고경영자를 포함해 국민은행 부행장급까지 겨론된다.

지주 대추위가 행장 후보를 정하면 국민은행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행추위)가 가동돼 자격 검증에 착수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지배구조내부규범을 개정해 지주 대추위가 선정한 후보를 주주총회에 추천하도록 했다. 경영승계와 관련한 절차와 수립 등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지주가 하도록 힘을 실었다. 이에 따라 윤 회장의 의중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현재까지는 윤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허 행장의 1년 연임을 점치는 시각이 우세하다. 장기신용은행 출신인 허 행장은 오랜 현장 경험을 내세워 조직 내 수평적 문화를 안착시키는 데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달 출시되는 금융과 통신 융합 서비스 '리브M' 역시 디지털을 앞세운 허 행장의 혁신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다만 상반기 다소 부진했던 영업실적에 대한 평가가 부담이다. 그룹 차원에서 보수적인 자산성장 전략을 세웠지만, 은행의 상반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실제로 지난 6월에는 전국의 PG(파트너십그룹) 본부장 138명 전원이 부행장 주재 하에 본점에 소집되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룹 내부에서는 허인 행장에 대한 인사가 연말에 예정된 계열사 사장단 인사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와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조재민·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허정수 KB생명 대표, 신홍섭 저축은행 대표의 임기는 오는 12월에 만료된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그간의 메시지를 고려할 때 (윤 회장이) 굵직한 계열사 1~2곳의 CEO를 교체하는 수준에서 연말인사를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며 "조직의 안정이 최우선이지만 후계자 내 경쟁 구도에 긴장을 불어넣는다는 취지"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통 사장단 임기가 '2+1'이라는 일반적인 공식이 깨진다면 나머지 계열사 사장단 인사가 당겨질 수도 있다"며 "경영 공백이 없도록 이달 말 께는 (허 행장의) 연임 여부가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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