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송하린 기자 = "우리는 투자자가 아니라 예금자입니다. 우리에게 이렇게 위험한 상품을 판매한 우리은행을 압수수색해야 합니다"

금융감독원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중간검사 결과를 발표한 1일 오전, 중구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 앞으로 50여명의 DLF 투자 피해자들이 운집했다.

이날 시위는 DLF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가 주도했다.

전일 온라인 채팅방을 중심으로 금감원의 중간검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피해자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은행이 판매한 DLF가 불완전판매에 기반한 사기라고 주장했다.

김주명 비상대책위원회장은 "우리은행 모든 지점이 동일하게 '독일이 망하지 않는 한 손실은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며 "아예 원금손실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으며 투자자의 투자성향을 조작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 참가자는 울먹이며 자신이 가입한 상품통장을 꺼내 보여주기도 했다. 통장에는 영업점 직원이 적어준 듯한 '4.1%'라는 약정수익률이 빨간색으로 적혀 있었다.





그는 "DLS에 가입하면서 한 번도 이메일 수신 거부, 직장 우편 거부를 한 적이 없다"면서 "내가 체크하지도 않았는데 왜 이런 의사 표기가 되어 있는지를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피해자들은 은행이 DLF 판매하는 과정에서 위험 성향 분석 등의 절차를 거짓으로 작성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시위에 참여한 50대 한 피해자는 "내가 왜 위험 성향 분석에서 95점을 받았는지 모르겠다. 여기 참가자들 다 동일하게 95점을 받았다"고 말했다.

파생금융상품과 같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품의 경우 투자자의 성향 분석 결과 91점이 넘어야 신청이 가능하다. 은행이 초고위험상품인 DLF 상품 가입을 위해 투자자들의 성향을 임의로 조정했다는 주장이다.

금감원에서 있었던 중간검사 결과 발표와 맞물려 진행된 이날 시위에서는 금감원의 검사 결과가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김주명 비상대책위원회장이 금감원이 은행의 잘못을 인정했다는 소식이 들어왔다고 하자 시위자들이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같은 시각 여의도 금감원 정문에서도 피해자들의 시위가 동시에 진행됐다.

각종 피켓을 들고 있는 시위 참가자들이 금감원 정문을 둘러쌌다. 일부는 억울함과 답답함을 토로하며 눈물을 보였다.

피켓을 들고 금감원을 찾은 한 피해자는 "지난해 11월에 DLS 상품에 가입했는데 지난 7월 33%가 마이너스가 났다고 해서 담당 프라이빗뱅커(PB)에게 전화했더니 아무것도 아니라고 해서 그런 줄 알았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고 하소연했다.

현재 이들은 해당 영업점의 PB를 대상으로 소송을 준비 중이다.

DLF 피해자들은 이번주와 다음주 금융당국을 대상으로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를 앞두고 추가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한 DLF 피해자는 "피해자들은 약자"라며 "온라인에서라도 뜻을 모아 어떤 방식이든 해당 상품 불완전판매의 억울함을 알릴 수 있다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시위대는 하나은행 본점으로 자리를 옮겨 시위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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