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무역전쟁과 경기 둔화로 기업들의 신용경색 우려가 불거지면서 중국 정부가 민간기업들의 지분을 기록적인 속도로 매입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국유기업들이 민간 경쟁업체보다 효율이나 혁신 측면에서 더 뒤처져 있어 이같은 정부의 지분 취득으로 성장세에 다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민간기업들은 국유기업에 비해 은행들로부터 저금리 대출을 받기 어렵고 다른 자금조달 방안에 대한 접근성도 낮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환경오염과 과잉생산을 막으려는 조처에 나서고 있는 것도 민간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매체는 중국 정부의 민간기업 지분 매입은 민간부문을 약화시키려는 의도적인 전략이 아니라 경제의 안정을 유지하려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작년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민간 경제를 약하거나 부정하는 어떤 말이나 조치도 틀린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정부 공적기금이 민간 상장기업의 지분을 사들인 것은 47건이라고 집계했다. 지난해 전체로는 52건이었다.

여기에는 국유기업이나 정부 투자기구의 매입이 포함되며 매입 지분율은 1% 미만에서 100%까지 다양하다.

피치의 징양 애널리스트는 올해 전체로 지분 매입이 기록을 세울 것이라면서 "이런 지분 매입의 대다수는 재무적 불안을 해소하는 관점에서 이해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TF증권이 추정한 것에 따르면 작년 10월부터 1월까지 지방정부와 정부 관련 기관이 민간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1천억달러의 규모의 '구제기금'을 마련했다.

이 기금은 기본적으로 패시브 투자를 위한 것이지만 TF증권은 주식 매입이나 대출 연장, 출자전환 등 모든 종류의 거래에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민간기업들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다른 대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그림자 금융 시스템에 의지하는 것이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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