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변동성이 크게 없어 '죽은 시장'이라고도 불리던 일본 국채가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일본은행(BOJ)의 국채매입 운영 방침과 이에 따른 장기채 입찰 부진, 연금의 해외채 투자 확대, 증시 강세 등 여러 약세 재료가 한 번에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일 도쿄금융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오후 3시21분 현재 전장대비 8.08bp 오른 -0.1402%를 나타냈다. 일본 10년물 금리가 8bp 이상 튄 것은 지난 2018년 8월1일 이후 14개월여만에 처음이다.

일본 10년 국채는 거래가 하루에 한 건도 체결되지 않는 날이 많을 정도로 변동성이 크게 제한적인 시장이다.

이런 곳에서 이날은 장중 내내 매물이 쏟아졌다.

먼저 일본 재무성이 장중 시행한 10년물 국채 입찰에 크게 부진했다. 평균 낙찰가와 최저 낙찰가의 격차는 4년 7개월만에 최대치로 벌어지는 등 시장의 투자 열기가 크게 꺾였다. 최저 낙찰가는 시장의 예상치도 크게 밑돌았다.

장기채 수요가 크게 위축된 것은 하루 전에 발표된 일본은행의 국채매입 운영 방침도 큰 역할을 했다.

일본은행은 10월 국채 매입 계획에서 잔존만기가 25년을 넘는 초장기 채권에 대한 매입 금액 하한선을 처음으로 제로(0)로 설정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갑자기 과감한 매입 축소에 나선 것으로 평가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달 19일 금융정책결정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하락으로) 연금이나 생보사의 운용 수익이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되며 소비자 마인드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수급 조정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장중 전해진 일본 공적연금의 해외채 투자 확대 방침도 시장에 대형 약세 재료였다. 일본의 공적연금을 운용하는 연금적립금 관리운용 독립행정법인(GPIF)이 해외채 운용을 확대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헤지한 해외채를 국내채권을 취급할 수 있도록 운용 계획을 바꿔 해외채 투자 여력을 실질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올해 하반기부터 일본 기관이 국채 매도가 더욱 용이해진 측면도 있었고, 이날 하루 엔화 약세와 닛케이 225 지수의 강세도 채권시장에는 매도 재료로 작용했다.





<9월30일~10월1일 이틀간 일본 10년 국채금리 변동 추이(틱)>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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