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자본 유출은 엄격하게 막아서고 자본 유입만 장려하던 중국의 일방적 자본계정 규제가 미국과 기관투자자로부터 반발을 일으키기 시작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중국은 그동안 역내 주식, 채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 제한을 철폐하는 등 자금 유입을 촉진하는 반면 자금 유출에 있어서는 엄격한 모습을 보여왔다.

SCMP는 이에 대해 "백악관이 미국 자본의 중국 유입을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업체 상장을 폐지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중국의 일방적 자본계정 규제가 지난주 한 방 맞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백악관이 미국 자본의 중국 유입을 차단한다면 중국과 다른 나라 간의 금융시장 연결성을 끊어버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후 성명을 내고 "현시점에서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을 차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매체는 지난주 글로벌 지수제공업체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도 중국을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SCMP는 "이 결정은 글로벌 투자기관들이 중국 증권에 대해 조심스러워 한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인도수에즈 웰스 매니지먼트의 매리 오웬스 톰슨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회수할 수 있는 투자금에 제한이 있다면 투자자는 망설일 것이라고 말했다.

톰슨 이코노미스트는 "성숙한 금융시장의 특징은 참가하고 싶다면 누구나 진입하거나 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중 무역전쟁에 따라 지난 1년간 역외 위안화 가치가 4% 넘게 하락한 상황에서 중국이 자본 유출 규제를 완화할 유인은 적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미 자금 유출 규모는 상당한 수준이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에 따르면 중국은 882억 달러 경상수지 흑자와 454억 달러 금융계정 흑자를 기록했지만 오차 및 누락란에는 1천312억 달러 대규모 적자가 기록됐다.

매체는 오차 및 누락란에 기재된 1천312억 달러가 막대한 규모의 불법 자본 유출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톰슨 이코노미스트는 "통화가 약세를 보일 때 자본계정을 개방하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면서 "막대한 유출이 두려울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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