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10년 만에 가장 약한 미국 제조업 지표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져 큰 폭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지속하는 제조업 경기 위축에 내년 침체 공포가 커져 상승했고, 달러화 가치는 제조업 지표에 실망해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 지표 부진에 수요 위축 우려가 커져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9월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49.1에서 47.8로 하락했다. 2009년 6월 이후 가장 낮다.

지난 8월 3년 만에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져 위축 국면을 나타낸 데 이어, 9월에도 위축세를 이어갔다. 시장 예상치 50.1보다 부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강한 달러와 높은 금리가 미국 제조업 약세의 원인이라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거듭 비난했다.

그는 "예측했던 대로 제롬 파월 의장과 연준이 달러 강세, 특히 모든 다른 통화에 비해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도록 했다"면서 "이 때문에 제조업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연준 금리가 너무 높다"고 강조했다.

이날 지표는 대체로 부진했다.

8월 미 건설지출은 전달보다 0.1% 증가하는 데 그쳐 0.4% 늘어났을 것이라는 시장 예상을 하회했다. 지난 7월 건설지출도 당초 0.1% 증가에서 0.0%로 하향 조정됐다.

정보제공업체 IHS 마킷의 9월 미 제조업 PMI 확정치는 예비치 51.0보다 소폭 높은 51.1을 기록했다. 전월 확정치 50.3에서 상승했으며 최근 5개월 동안 가장 높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3.79포인트(1.28%) 하락한 26,573.04에 마감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6.49포인트(1.23%) 내린 2,940.2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0.65포인트(1.13%) 떨어진 7,908.68에 장을 마쳤다.

유럽에 이어 미국 제조업 지표도 위축세를 나타내 우려가 커졌다.

4분기 첫날 상승세로 출발한 뉴욕증시는 제조업 지표 부진에 침체 공포가 다시 생겨나 하락 전환했으며 빠르게 낙폭을 확대했다. 이날 다우지수와 S&P500 하락률은 지난 8월 23일 이후 가장 크다.

S&P500의 11개 업종 모두 하락했다. 산업과 소재주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하니웰과 3M 등이 2% 이상 하락했다.

장 초반 미 국채 금리가 큰 폭 뛰어올라 일제히 강세를 보였던 뱅크오브아메리카와 JP모건 체이스, 씨티그룹 등 은행주는 하락 전환했다.

이제 시장은 오는 10일로 다가온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 협상, 트럼프 대통령탄핵 조사 상황 등을 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오는 4일 고용보고서를 통해 8월 고용 둔화가 일시적이었는지를 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시즌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여파도 가늠할 수 있다.

경제 지표가 둔화하면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을 포함한 주요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기대도 커진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제조업 지표 충격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리베카 트레이드 그룹의 크리스천 프롬허츠 최고경영자(CEO)는 "제조업 지표는 글로벌 성장과 함께 1년 반 이상 지속한 무역 전쟁 영향을 말해주고 있다"며 "무역 전쟁 때문에 제조업은 얼어붙었고, 이것이 길어질수록 피해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이달 25bp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을 64.7%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4.29% 급등한 18.5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7bp 내린 1.651%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0.7bp 하락한 2.112%를 나타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6.4bp 떨어진 1.560%에 거래됐다. 최근 5주 동안 가장 큰 하루 낙폭이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5.4bp에서 이날 9.1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 값은 일본 국채에 연동해 장 초반 하락했지만, 제조업 지표가 실망감을 준 뒤 상승 반전했다.

ISM 제조업 PMI는 향후 성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인식된다. 글로벌 무역 둔화가 경제 성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명확히 보여줬다.

미국 가계 소비와 서비스 업종이 여전히 강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 따른 경제 충격을 지금까지는 상쇄하고 있지만, 제조업에서 시작된 둔화가 경제 다른 분야로도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지표 발표 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723%까지 올랐다. 일본은행(BOJ)의 국채매입 운영 방침과 이에 따른 장기채 입찰 부진 등에 일본 국채가 급락한 점이 미국과 유럽 국채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10년 만기 일본 국채수익률은 7bp 오른 0.15%에 거래됐다. 독일 10년물 국채수익률은 1.2bp 상승한 -0.56%를 기록했다.

일본 재무성이 시행한 10년물 국채 입찰에서 평균과 최저 낙찰가 격차는 2015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이는 입찰이 시장 참여자들로부터 관심을 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뜻이다.

BOJ가 전일 발표한 10월 국채 매입 운영 계획에서 장기채를 중심으로 매입을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해 입찰이 부진했다.

CIBC의 이안 폴릭 북미 금리 전략 대표는 "미 국채시장이 극도로 약했던 일본 국채입찰에 따라 장 초반 하락 압력을 받았다"며 "2014년 긴축 발작이 일본 국채수익률 상승에서 시작됐다고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호주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0.75%로 25bp 인하했고, 추가 금리 인하도 시사했다.

이날 제조업 지표 부진이 연준의 금리 인하를 자극할 수 있다는 시장 기대도 커졌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이 반영한 이번 달 금리 인하 가능성은 52%로, 전일 40%에서 늘어났다.

SEI 인베스트먼트의 숀 심코 국채 관리 대표는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한 수치였다"며 "사람들은 이 지표가 더 큰 일의 시작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르다 캐피털 파트너스의 팀 마그누손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ISM 제조업 지표가 50을 계속 하회했는데, 이는 상당히 믿을 만한 침체 선행 지표가 될 수 있어 실제 우려된다"며 "연준이 커브에 앞서기를 원한다면 추가 금리 인하가 맞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은 ISM 지표나 이런 종류의 수치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며 "임금 상승률과 같은 후행 지표를 너무 많이 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BMO 캐피털의 존 힐 금리 전략가는 "무역 전쟁과 달러 강세가 확실히 제조업에 부담을 줬으며 ISM 제조업 지표가 이를 잘 나타낸다"며 "글로벌 무역은 가장 중요한 이슈로 이를 고려할 때,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하하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이제는 의문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7.702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130엔보다 0.428엔(0.40%)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0936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9001달러보다 0.00368달러(0.34%)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7.78엔을 기록, 전장 117.84엔보다 0.06엔(0.05%)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7% 하락한 99.117을 기록했다.

기대 이하의 제조업 지표에 달러 매수 열기가 식었다.

유로존 등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다 각종 불확실성 속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미국경제에 투자자들이 달러를 매수했던 만큼 실망감이 컸다.

최근 달러는 투자자들의 안전피난처 역할을 톡톡히 하며 달러 인덱스가 3분기에 3.4% 올라 2017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그러나 제조업 위축이 서비스업 등 다른 곳으로도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도 확산했다. 금리가 내려가면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달러 매력이 떨어진다.

TD증권의 메이즌 이사 선임 외환 전략가는 "ISM 제조업 지표는 꽤 부진했고, 세부내용을 이리저리 봐도 상당히 부정적"이라며 "달러 약세의 대부분은 엔이나 유로와 같은 주요 통화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건설지출 등 다른 경제지표가 부진했던 점도 달러에 부담을 줬다.

이사 전략가는 "지표는 약했지만, 달러는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유일한 우려는 ISM 지표에 연준이 더 빨리 완화 정책을 펼 것이라는 점이지만,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도 수익률 면에서 미국의 상대적인 강세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시장 예상을 밑돈 독일 9월 인플레이션 지표 등에 1.09달러대를 하회하기도 했던 유로-달러는 반등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지난달 대규모 부양 패키지에도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모멘텀을 잃고 역내 경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암시했지만, 경제 우려가 유럽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라는 인식이 생겼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세퍼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전쟁으로 인해 조만간 경제에 개선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암헤스트 피어폰트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 지출과 고용시장이 상대적으로 강해 미국 경제 전망은 여전히 좋다"며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종의 약세가 심해지는 것보다는 그동안 강했던 분야에서 약세가 나타날지를 더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의 이코노믹 서프라이즈 인덱스에서 이런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미국 서프라이즈 인덱스는 거의 2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유럽 인덱스는 올해 저점으로 떨어졌다.

호주 달러가 호주 중앙은행(RBA)의 금리 인하에 영향받아 주요 10개국 통화 가운데 두드러진 하락세를 보였다.

뉴질랜드 달러 역시 기업신뢰지수 부진이 통화 완화 기대를 키우며 달러 대비 4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45달러(0.8%) 하락한 53.6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유럽과 중국에 이어 미국 제조업에서도 위축 국면이 이어져 원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프라이스 퓨쳐 그룹의 필 플린 분석가는 "전반적으로 매우 실망스러운 수치"라며 "유가가 초반 상승분을 반납한 이유"라고 말했다.

기대 이하의 제조업 지표에 뉴욕증시가 하락 전환한 뒤 낙폭을 키운 점도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투자자들은 국채와 금 등 안전자산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장 초반만 해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생산량이 지난달 최근 8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을 것이라는 보도에 유가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의 지난달 생산량은 OPEC과의 합의 규모를 여전히 웃돌았지만 8월보다 감소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원유 생산량도 지난 7월에 감소했다. 4월에 고점을 찍은 뒤 점차 감소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석유 시설이 공격받기 전 수준으로 생산 규모를 완전히 복귀했다는 소식도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또 에콰도르의 2020년 1월 OPEC 탈퇴 계획도 OPEC 주도의 생산 감축에 우려를 더 했다.

지난달 중순 OPEC은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 증가율을 4개월 만에 세 번째로 하향 조정했다.

토르토이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롭 투멜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여전히 충분한 공급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해결될 때까지 수요 우려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즈호 증권의 밥 야거 선물 부문 디렉터는 "유가는 양쪽에서 타격을 입고 있다"며 "수요 측면은 좋지 않고 공급 쪽에서도 원유를 뽑아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개 주요 투자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WTI는 4분기에 평균 58.24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7시 1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