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글로벌 달러화가 약세 압력을 받은 상황에서도 간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이 5원 가까이 올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일 해외브로커들에 따르면 간밤 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202.65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9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99.00원) 대비 4.55원 오른 셈이다.

간밤 글로벌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약세 압력을 받은 것과는 상반되는 흐름이다.

9월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49.1에서 47.8로 하락했다. 2009년 6월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달러화는 미국의 제조업 지표 부진과 경기 우려를 반영하며 하락세를 나타냈다.

6개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ICE 달러화 지수는 전장보다 0.27% 하락한 99.117을 기록했다.

달러화는 엔화, 유로화 대비 비교적 큰 폭의 약세를 나타냈다.

다만, 원화는 글로벌 달러화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달러화 대비 약세 흐름을 받았다.

원화는 미국의 경기 우려에 반응하기보다는 아시아 통화 약세와 지표 부진으로 촉발된 글로벌 안전 자산 선호에 더 강하게 연동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국내 수출 부진 등 우리 경제 펀더멘털 우려도 겹쳐 달러화 약세보다는 원화 약세 요인이 더 두드러졌다.

달러-원은 간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이 7.15위안대 중반까지 재차 상승한 점에 연동됐다.

그러나 역외 달러-위안은 점차 상승 폭을 줄여 보합권으로 회귀한 반면 달러-원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달러-위안 환율이 7.14위안대로 내린 상황에서도 1,200원을 상회하는 수준에서 호가가 형성됐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위안화 강세보다는 약세에 민감하게 반응해 온 추세를 이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 금융시장에서 호주달러화가 호주중앙은행(RBA) 금리 인하를 추가 반영하며 약세를 이어간 점도 반영됐다.

한편 국내 수출 부진 및 글로벌 교역 둔화 우려는 원화의 고유 약세 요인을 심화했다.

전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9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7% 줄어든 447억1천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국내 수출이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셈이다.

간밤 세계무역기구(WTO)는 무역 갈등 고조로 올해 글로벌 상품 거래량이 1.2%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4월의 전망치 2.6%에서 1.4%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원화가 글로벌 교역량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하는 만큼 해당 뉴스도 NDF 시장에서 달러-원 상승 재료로 반영됐다.

최근 역외 시장이 롱 우위였지만, 일부 숏 포지션을 구축하던 참가자의 숏 커버도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국 제조업 불황에 국내 수출 부진 이슈가 엮여 달러 약세에도 롱 쪽으로 분위기가 간 것 같다"며 "달러-원의 경우 달러 약세를 쫓아갈 매도 동인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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