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보임에도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장기투자 기관들이 물가연동국고채(물가채)를 사들이고 있다.

금리 인하기 물가채로 평가 이익을 거둘 수 있고, 일반 국채와의 스프레드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해 장투기관들이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장투기관은 지난달 물가채를 총 530억원 순매수했다.

장투기관들은 주로 장기 물가채 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연기금과 보험사는 2028년 6월 만기 물가채는 지난달 총 1천20억원 순매수했지만, 2021년 6월 만기 물가채는 460억원 순매도했다.

물가채는 정부가 공표하는 물가연동계수에 따라 원금과 이자가 변동되는 채권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하락하면서 8월(-0.038%)에 이어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8월에는 1965년 통계 작성 이후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연기금과 보험사들은 금리 하락 시 평가 이익을 좀 더 크게 볼 수 있는 장기 물가채 트레이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장기채는 듀레이션이 길어 금리 변동에 상대적으로 민감하다.

현재 소비자물가는 마이너스지만, 향후 물가 수준이 반등해 일반 국채와의 스프레드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물가채 매수 이유 중 하나다.

일반 국채금리에서 물가채 금리를 빼면 시장이 기대하는 인플레이션인 손익분기 인플레이션(BEI)이 나오는데, BEI는 동일 만기의 명목 국채와 물가채 수익률 차이, 스프레드를 의미하기도 한다.

BEI는 연초부터 4월 말까지 상승했으나 8월 말까지 지속해서 하락해 저점을 찍었고 이후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는 올해 말과 내년 초에는 정상적인 물가상승률을 보일 것이라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일축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기와 물가 상승이 겹치는 타이밍이 물가채 트레이딩 적기라고 평가한다. 채권 평가와 스프레드 이득을 동시에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연기금의 한 채권 운용역은 "물가 수준이 현재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해 물가채를 매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연기금의 채권 운용역은 "금리 인하기 물가채 장기물을 통해 평가 이익을 얻을 수도 있고, 물가 반등에 대한 기대도 있다"고 설명했다.

kp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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