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채권시장이 걱정해야 하는 '진짜 골칫거리(Real Trouble Spot)'는 일본이 아니라는 평가가 제기됐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채권시장이 걱정해야 하는 것은 일본은행(BOJ)이 하는 행동이 아니고 미국 제조업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글로벌 채권금리는 일본 국채금리의 급등세 속에 크게 출렁인 바 있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일 장중 상승폭을 8bp 넘게 키웠다. 일본 재무성이 장중 시행한 10년물 국채 입찰이 크게 부진했기 때문으로, 일본은행의 국채매입 운영 방침이 큰 역할을 했다.

일본은행은 10월 국채 매입 계획에서 잔존만기가 25년을 넘는 초장기 채권에 대한 매입 금액 하한선을 처음으로 제로(0)로 설정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과감한 매입 축소에 나선 것으로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채권시장이 걱정할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미즈호증권의 스티븐 리치우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 조정은 기술적인 것"이라며 "마이너스 금리 환경에서 시중은행이 겪는 어려움에 중앙은행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어서 "그런 변화는 중앙은행의 근본적 변화가 아니다"며 "오래 이어온 통화 부양 정책의 후퇴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리치우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투자자는 일본 경제가 더는 나아지지 않는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금리를 다시 끌어내릴 것"이라며 "(특히) 이번 주부터 시행된 부가가치세 인상 등으로 경기는 추가로 둔화할 것이고, 시장은 채권을 다시 사들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10년 금리는 뉴욕 채권시장에서 일본 금리의 급등세에 영향을 받으며 장중 1.7%까지 치솟았지만, 그 이후로 1.644%까지 빠르게 반락했다. 미국 제조업 지표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9월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49.1에서 47.8로 하락했다. 2009년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 8월 3년 만에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져 위축 국면을 나타낸 데 이어, 9월에도 위축세를 이어간 것으로 시장 예상치 50.1보다 부진했다.

이에 대해 배런스는 "PMI 구성요소 가운데 특히 수출 신규 주문이 계속해서 부진하다"며 "이는 이어지는 무역전쟁을 반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지표가 발표된 이후 이달 연준의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은 기존 39.6%에서 64.7%까지 올라갔다.

배런스는 "미국에서 시장 관심이 쏠린 것은 이번 주에 추가로 나오는 경제지표와 이에 따른 연준 정책 파급력"이라며 "4일(현지시간) 발표되는 고용지표는 시장에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서 "ISM 제조업처럼 고용에서 부진한 측면에 시장이 놀란다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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