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고용도 둔화함에 따라 경기 침체 공포가 커져 큰 폭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제조업 위축에다 고용시장 둔화 등 경제 우려가 커져 상승했다. 달러화 가치는 고용 등 잇따른 미국 경제지표 부진에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 재고 증가에다 경제 지표도 나빠져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민간 고용 지표가 크게 둔화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다.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9월 민간부문 고용증가는 13만5천 명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 12만5천 명은 웃돌았지만, 지난달보다 감소했다.

지난 8월 고용 수치 역시 19만5천명이 15만7천 명으로 하향 조정됐다.

최근 3개월 민간고용 평균은 14만5천 명 증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1만4천 명과 비교해 대폭 줄었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고용에 더 조심스러운 쪽으로 돌아섰으며 고용시장이 둔화하는 신호라고 경고했다.

침체 공포를 자극하는 무역 긴장이 더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유럽 항공사 에어버스 보조금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책임을 인정했다. 불법 보조금 지급을 WTO에 제소한 미국이 수조 원대 규모의 EU 제품에 관세를 매길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EU 항공기와 농산물 등에 관세 부과를 결정했으며 목록 공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8일부터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과 EU의 무역 긴장은 고조된다.

이날 다른 지표도 부진했다.

공급관리협회(ISM)-뉴욕에 따르면 지난 9월 뉴욕시 비즈니스 여건 지수는 전월 50.3에서 42.8로 내렸다. 최근 40개월 동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94.42포인트(1.86%) 급락한 26,078.62에 마감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2.64포인트(1.79%) 내린 2,887.6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3.44포인트(1.56%) 떨어진 7,785.25에 장을 마쳤다.

예상보다 훨씬 부진했던 미국 제조업 지표에 이어 고용지표도 둔화 우려를 키웠다. 최근 부상한 경기 침체 우려가 시장을 장악했다.

전일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표가 최근 10년여 동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뒤 가뜩이나 취약한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됐다.

4분기 시작까지만 해도 사상 최고치를 엿보던 다우지수는 이틀간 80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이날 기술적으로 중요한 50일 이동평균선과 100일 이평선을 모두 깨고 내려왔다.

S&P500의 11개 업종 모두 하락했다. 경제 성장에 민감한 산업재 등의 낙폭이 특히 컸다. 모든 업종이 이틀 연속 동반 내린 것은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해외에서 나타난 경기 둔화만큼 미국 경제에서는 무역 전쟁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심각한 ISM 제조업 지표가 나온 뒤 이런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제조업 부진이 상대적으로 탄탄한 흐름을 이어가는 미국 서비스나 소비로도 전염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도 커졌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오는 10일 재개될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 협상, 연준의 움직임에 시장이 희망을 걸고 있다고 진단했다.

데이타트렉 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 공동 창립자는 "실망스러운 지표 이후 시장은 다가오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바라고 있다"며 "양측에서 긍정적인 발언과 합의에 대한 가시적인 조치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HSBC의 스테판 실베 독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침체가 서비스업으로 확산할 경우 연준은 10월에 다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이달 25bp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을 77.5%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0.78% 급등한 20.5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5.7bp 내린 1.594%를 기록했다. 최근 3주 동안 가장 낮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3.1bp 하락한 2.081%를 나타냈다. 지난달 6일 이후 최저치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7.8bp 떨어진 1.482%에 거래됐다. 4주 사이 가장 낮고, 이날 하루 낙폭은 8월 23일 이후 가장 컸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9.1bp에서 이날 11.2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의 관심이 쏠린 민간고용이 둔화 조짐을 나타내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는 이어졌다.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9월 민간부문 고용증가는 13만5천 명에 머물렀다. 지난 8월 고용도 하향 조정됐다.

전일 2009년 6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져 2개월 연속 위축된 ISM 제조업 지표가 경기 침체 공포를 자극한 가운데 연속해서 부진한 지표가 나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 따른 제조업 타격이 이미 가시화한 가운데 미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소비와 고용에서도 균열 조짐이 나타났다. 미국 경제 전반으로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는 양상이다.

R.W.프레스프리치의 래리 밀스테인 정부·기관 채권 트레이딩 대표는 "제조업 약세에도 올해 강세를 유지하는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고용 수치는 중요하다"며 "고용에 타격이 있다면 소비자에게 영향을 주고, 침체를 예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식 매도세 역시 국채 수요를 늘렸다"며 "부정적인 고용보고서가 나오면 10년 국채수익률은 심리적으로 중요한 1.5% 선을 하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0년 국채수익률이 향후 몇개월 후 더 내릴 수 있다며 올해 말 1.25%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다.

BoA의 마크 카바나 미국 금리 전략가는 "경제 성장 불확실성, 무역 갈등 심화 등으로 연준이 올해 2번 더 금리를 인할 것"이라며 "국채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해외 투자자들의 수요로 미 국채 매수세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오늘 본 것은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한 누적된 우려와 불안"이라고 진단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지표에서 경제 불안이 감지되고, 미국 경제는 우려할 만한 지표를 일부 쏟아내기 시작했다"며 "예상보다 약한 고용 수치가 기름을 부었다"고 설명했다.

경제 전망이 어두워질수록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는 커졌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이 반영한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78%로 뛰어올랐다.

JFD 그룹의 차라람보스 피소우로스 선임 시장 분석가는 "12월까지 연준의 추가 25bp 금리 인하를 시장은 여전히 확신한다"며 "ISM 제조업 지표 실망으로 금리 인하 베팅은 더 늘었다"고 말했다.

아메리벳 증권의 그레고리 프라넬로 미국 금리 대표는 "제조업 약세는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미국 경제도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게 팩트이며 투자자들은 단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금요일 고용보고서가 더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7.207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7.702엔보다 0.495엔(0.46%)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0961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9369달러보다 0.00244달러(0.22%)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7.51엔을 기록, 전장 117.78엔보다 0.27엔(0.23%)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0% 내린 99.015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ISM 제조업 지표에 이어 민간 고용도 둔화세를 이어가 달러는 하락했다. 뉴욕시의 기업 환경을 보여주는 지수도 최근 40개월 동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 미국도 제조업 둔화를 피해 가지 못했다. 이제는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이는 서비스와 고용, 소비 등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부상했다.

다만 유로존 등의 경제 둔화가 더 확연한 상황인 데다, 국채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달러 하락은 제한됐다. 특히 글로벌 침체 공포가 커질수록 달러는 안전통화로 수요가 커진다.

CMC 마켓츠의 마이클 휴손 분석가는 "물론 미국 제조업은 실망스러웠지만, 이미 봤던 유로존 제조업보다 더 실망스럽지는 않았다"며 "통화 정책이나 달러 전망에 큰 변화가 있으려면 미국 제조업 약세가 서비스로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익스체인지뱅크오브캐나다의 에릭 브레거 외환 전략 대표는 "끔찍했던 ISM 제조업 지표에서 꽤 약한 고용 부문도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ADP 보고서가 나온 뒤 첫 반응은 완만한 안도였다"며 "그러나 초기 움직임은 사라졌고 확실히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인식이 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ISM 보고서는 우려를 입증했다"며 "연준이 모든 것이 괜찮은 척하는 행동을 언제 멈출지 정말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로 금리를 인하해도 달러는 선진국 가운데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주는 통화다. 미국 경제는 또 지금까지 잘 유지해왔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킷 주케스 전략가는 "경제가 전반적으로 얼마나 빠른 속도로 모멘텀을 잃고 있는지 보다 넓게 보기 위해서는 이번 주 비농업 고용지표를 기다려야 한다"며 "겨울과 같은 침체가 다가오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를 계속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2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유로-달러는 소폭 반등했다.

레이피센의 리디아 크랜너 분석가는 "글로벌 경제 둔화로 유로-달러는 현 수준에서 횡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운드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 최종안을 유럽연합(EU)이 받아들일지 주시한 가운데 소폭 내렸다.

에르스테 그룹 분석가들은 "하드 브렉시트 위협이 지속하는 만큼 안전통화로 이득이 기대되는 달러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며 "유로는 브렉시트가 끝나고 상황이 진정돼야 회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98달러(1.8%) 하락한 52.6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거의 2개월 만에 최저치다.

미국 제조업에 이어 ADP 민간고용 지표도 부진해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는 더 커졌다. 위험자산 회피가 뚜렷하게 나타나며 뉴욕증시는 급락세를 나타냈다.

미국 원유 재고는 시장에 깔린 공급 과잉 우려를 증폭시켰다.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 원유재고는 310만 배럴가량 증가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인 120만 배럴보다 더 증가했다.

휘발유 재고는 약 23만 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242만 배럴 줄었다. 시장에서는 휘발유 재고는 변동이 없고, 정제유 재고는 180만 배럴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트래디션 에너지의 젠 맥길리안 시장 분석 부대표는 "어제 나온 실망스러운 제조업 지표 등 수요 전망이 계속해서 시장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분석가는 "ADP 지표는 고무적이지 않았고, 원유 트레이더들의 경제 둔화 우려를 날려버릴 만큼 충분하지 않았다"며 "ISM 제조업 지표의 깜짝 하락은 이미 중대한 글로벌 둔화와 4분기까지 이어질 나쁜 시작이라는 우려를 키웠다"고 강조했다.

파워하우스의 데이비드 톰슨 최고 부대표는 "지난 12거래일 동안 WTI 선물에서 약세 트레이딩이 늘어나는데, 시장은 이제는 과매도 영역에 도달하기 시작한 것 같다"며 "50.50달러가 주요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하는 점도 유가에 부담을 줬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달 14일 자국 석유시설 공격에 대해 이란을 비난하며 양국 긴장이 높아졌지만, 이란은 사우디를 친구라고 부르며 중동지역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국가 등의 OPEC+에서 책임감 있는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시장의 균형을 위해 모든 쓸 수 있는 수단을 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에콰도르는 내년 OPEC을 탈퇴할 예정이다. 지난해 카타르에 이어 OPEC을 떠나는 두 번째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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