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 실물 경기에 대한 걱정이 현실화하고 있다. 4분기 들어서자마자 뉴욕 증시는 미 제조업황이 살아나지 못하는 것이 확인되자 바로 휘청거렸다. 지난 9월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의 49.1에서 47.8로 내리면서 2009년 6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앞서 8월 PMI는 3년 만에 처음으로 위축과 확장국면을 가르는 50 밑으로 떨어진 바 있다.


 

 

 

 

 

 


미 경제는 제조업보다는 소비가 주도한다. 미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의 기여도는 13%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70%나 차지하는 소비도 고공행진을 지속하지 못할 신호를 보인다. 콘퍼런스보드의 9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달의 134.2에서 125.1로 하락하면서 시장 예상치 133을 크게 밑돌았다. 미국의 소비나 제조업 지표의 부진은 미·중 무역갈등이 초래하는 불확실성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1분기 나타난 무역 불확실성의 증가가 올해 세계 성장률을 0.75%포인트까지 줄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세계 무역불확실성 지수(WUI)는 지난 20년간의 안정세를 벗어나 폭등 중이다. 이전 고점은 10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0배가 넘는 110에 다가서고 있다. WUI는 2018년 3분기부터 급등했으며 올해 1분기 미국이 중국 수출품에 관세 적용을 확대하면서 다시 수직으로 상승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로 시작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이 되려 미국 경기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셈이다.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돌아오게 하고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쉽게 결론이 나지 않으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만 가중하고 있다. 세계 성장의 엔진인 미국의 경기가 냉각한다면 원래도 지지부진했던 다른 나라들이 겪어야 할 후유증은 상당할 수 있다.



여기에 우울함을 배가하는 일도 생기고 있다. 미 경제의 혁신이자 신성장동력의 상징인 유니콘 기업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최근 사무 공간 공유 플랫폼 위워크는 기업가치 과대평가 논란 속에 기업공개를 연기했다. 막대한 투자금을 유치하고도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우버 등 유니콘 기업은 많다. 이에 대해 시장이 냉정해지기 시작할 것이라는 신호다.



미·중 무역전쟁이 야기한 불확실성이 만연하면서 시장의 신뢰가 흔들리고,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약화하고 있다. 첫 번째 고비는 오는 10일 예정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다. 이어 이달 15일과 12월에 미국이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 적용을 확대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 연말까지 먹구름이 걷힐 줄을 모르는 시기로 돌입한다. 정부와 기업은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해야 할 때다. 정신을 똑바로 차릴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자산운용부장 이종혁)

liber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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