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4일 서울채권시장은 연휴 동안 발표된 미국과 유럽 경제지표가 부진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한 데 따른 강세 흐름이 나타날 전망이다.

그동안 채권시장이 호재보다는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왔던 만큼,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1.30%를 확실하게 깨고 내려갈 수 있을지에 주목해야 한다.

연휴 동안 미국 국채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10년물은 이틀 새 10.2bp 하락해 1.5359%를 나타냈다.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9월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년물 금리 하락 폭은 더 컸다. 2년물은 16.38bp 내린 1.3841%까지 낮아졌다. 2017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미 금리가 큰 폭으로 내린 건 월초 발표된 경제지표가 줄줄이 나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9월 ADP 민간고용은 13만5천명 증가하면서 시장 전망치는 웃돌았지만, 전달보다 나빠졌다. 8월 고용도 19만5천명에서 15만7천명으로 하향 조정됐다. 여기에 9월 미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6으로 하락했다. 전문가 예상치인 55.3에 미치지 못했다.

유럽 경제지표도 안 좋은 건 마찬가지였다. 유로존 9월 합성 PMI 확정치는 50.1로 2013년 6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표 악화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커졌다.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이번 달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90.3% 반영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40%대로 반영했지만 3거래일 만에 90%까지 치솟은 셈이다.

새로운 분기를 맞아 자금이 유입되고 있음에도 서울채권시장은 악재를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10월 1~2일 중 미 2년물이 6.39bp 하락하는 동안 국고채 3년물은 2bp 하락하는 데 그쳤다. 미 10년물은 3.95bp 하락했지만, 국고채 10년물은 0.1bp 움직였다.

서울채권시장이 대외 우호적인 재료를 소화하지 못하는 건 수급 부담 때문이라고 시장참가자들은 인식하고 있다.

채권시장의 큰손 중 하나인 은행이 제2 안심전환대출 실행에 따른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을 앞둔 불확실성에 채권 매수 속도를 늦추고 있다. 투신이 전 거래일 1조3천억원 가까운 규모의 채권을 사들였지만, 시장을 움직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시장참가자들은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의 정책이 재차 통화 완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금융시장은 연준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체감하는 수급 부담이 해소되려면 적어도 내년 상반기 중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시그널이 있어야 한다. 이달 금리 인하를 선반영한 상황에서 내년 통화정책과 수급이 모두 불확실하다 보니 매수에 자신감이 붙을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연말을 앞두고 그동안 벌어들인 수익을 지켜야 한다는 것도 적극적인 매매를 하지 못하는 이유다.

이날 기획재정부는 지난 2일에 이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를 받는다.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200.90원에 최종 호가했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0.8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06.00원)대비 4.25원 내렸다. (금융시장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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