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KEB하나은행 해외 관계회사 중에서 가장 큰 수익을 내던 중국의 지방은행 '길림은행'이 올해 상반기에 수익성이 악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나은행 실적에 바로 변화를 주지는 않겠지만, 해외사업 확장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관계회사인 중국 길림은행은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은행 예금잔액이 2천801억7천100만위안을 기록했다. 한화로 따지면 47조2천88억원의 규모다. 전년 대비 169억7천200만 위안(6.06%) 늘었다.

실제로 길림성 내 금융기관 전체 예금에서 13.24%를 차지할 만큼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길림성 내 상위권 금융기관으로 올라섰다.

길림은행의 예금 중 52.1%는 저축예금이다. 올해 상반기 저축예금 잔고가 연초대비 168억위안 증가한 1천520억위안을 나타냈다.

각종 예금 등 핵심 부채가 지속해서 증가하면서 유동성 지표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자산 증가와 함께 올해 5월 말에는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로부터 유상증자 계획을 승인받아 건전성 지표도 개선될 전망이다.

유상증자 이후 길림은행 주식은 90억주를 넘어설 예정이다. 티어1(Tier1)로 구분하는 은행의 핵심 자본도 70억위안 보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런 성장세에도 수익성 우려는 여전하다. 길림은행은 연초에 2018년 연차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최근 중국 20개 이상의 도시와 지역 상업은행들이 작년 연차보고서 제출을 미뤘는데 길림은행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 북경사무소는 "시장에서는 연차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 행위를 부실징후가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며 "바오샹은행도 2년 연속 연차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아 일부 시중은행들은 이미 거래 규모를 축소하기도 한 바 있다"고 말했다.

길림은행은 손상차손에 의한 부채탕감이 3배 넘게 늘면서 순익은 지난 2017년 4천843억3천만원에서 2018년 1천869억2천500만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 2017년 10억위안, 2018년 32억위안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며 "그 결과로 순익이 감소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위주의 대출 포트폴리오도 주시할 대상이다.

길림은행은 자금난 이후 지난 9년 동안 5만여개의 중소기업에 대한 누적 대출액이 약 4천억위안까지 확대했다. 2017년 말 대비 중소기업대출 증가액은 26.01%로 은행 전체 대출의 평균 증가율보다 18.9%포인트 높다.

중국 경기둔화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타격이 중소 규모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가는 상황에서 길림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가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우리나라 하나은행은 길림은행 지분을 16.98%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이 20% 이하지만, 연결기업이 이사회 등 의사결정기구에 참여하는 등 길림은행에 유의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관계기업으로 분류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길림은행의 수익성 악화가 당장 하나은행에 악영향을 끼칠 정도가 아니라도 해외사업 확장 속도가 민감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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