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장중 10원 넘게 급락한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2분께 전일대비 10.80원 급락한 1,195.20원까지 하락했다.

'빅 피겨(큰 자릿수)'인 1,200원을 하향 이탈하고 장중 저가 기준으로 지난달 24일 이후 약 열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린 것이다.

달러-원 환율은 연휴 간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가 부진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급속히 부상한 점을 반영했다.

연휴 간 발표된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9월 민간부문 고용증가는 13만5천 명을 기록하며 지난달 대비 감소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9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지난달 56.4에서 52.6으로 하락하며 전문가 예상치 55.3에 못 미쳤다.

통상적으로 미국의 경제 지표 부진이 경기 위축 신호로 해석돼 원화 약세와 달러화 강세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으나 이번 지표 부진은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해석됐다.

연준이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급속도로 번지며 시장의 분위기가 반전된 영향이다.

연휴 전 7.15위안대를 상회하던 역외 달러-위안(CNH)도 7.12위안대로 내린 점도 이날 서울환시 개장 후 급속히 반영됐다.

게다가 이날 아시아 장중 호주달러화와 위안화도 강세를 재개했고 이는 달러-원의 추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A 은행의 딜러는 "좋지 않은 경제 지표가 (금리 인하에는) 좋은 소식이라는 의미로 해석됐다"며 "어제 서울환시가 휴장하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 뉴스를 반영해 휴일 전 대비해 낙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B 은행의 딜러도 "시장 인식이 경기 둔화 우려에서 금리 인하 기대 분위기로 확 쏠렸다"며 "이에 따라 위안화가 반응했고 연휴 후 달러-원도 이를 반영하며 낙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빅 피겨'가 하향 이탈되자 포지션 변동도 급하게 일어나면서 달러-원의 낙폭도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구축된 롱 포지션이 정리되고 롱스톱이 나오면서 달러-원의 변동성은 더욱 증폭됐다.

C 은행의 딜러는 "위안화에 연동돼 스탑성 셀이 많이 나왔다"며 "개천절 휴일도 있어 포지셔닝 하지 못한 물량이 대거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서울환시 딜러들은 이날 달러-원이 하락세를 이어가며 하단을 테스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차 하단은 1,195원 부근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95원이 하향 이탈되면 1,192원대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저점에서 여전히 결제 수요와 달러 매수 수요가 나오고 있고 이날 기타 아시아 통화 대비 달러-원의 낙폭이 큰 만큼 반등의 가능성도 있다.

B 은행의 딜러는 "달러-원 환율이 이미 10원 이상 빠져서 낙폭이 과도하다는 인식이 나오면 반발 매수세 등이 들어올 수 있다"며 "1,192원 부근의 하단 지지선을 향해 추가 하락할 수도 있으나 1,200원대를 회복하는 수준에서 종가를 형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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