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경기침체 조짐이 한층 뚜렷해지면서 'BBB' 등급 회사채의 불안정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투자적격등급의 최하단인 'BBB' 등급 채권은 전체 투자적격등급 회사채 시장에서 약 6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전체 'BBB' 등급 채권시장 규모는 3조달러 이상으로 정크본드 전체를 합친 1조2천억달러보다도 훨씬 많다.

그런 'BBB' 등급 기업들의 수익성은 정체되기 시작하면서 경기지표 둔화와 맞물려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다시 커지는 모습이라고 배런스는 전했다.

JP모건은 이번 주 초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진다면 'BBB' 절벽은 일차적인 문제로 부상할 것"이라며 "침체에 대한 취약성은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얼마나 많은 'BBB' 등급 회사채가 정크본드로 강등될지 불확실하다. 하지만 최근 정크 등급으로 내려간 기업이 소수에 그친 만큼 다음 경기 침체 때 신용등급 강등 비율은 평상시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JP모건은 내다봤다.

JP모건에 따르면 향후 2년간 2천100억달러, 3년 안으로는 3천50억달러 규모의 'BBB' 등급 채권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질 수 있다. 규모로 따지면 전체 'BBB' 등급 채권시장 중 10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JP모건은 전망이 어긋날 여지가 있다며 경기침체로 신용등급 강등률이 평균치를 넘어선다면 정크 등급으로 떨어질 'BBB' 등급 채권의 규모는 앞으로 2년간 3천670억달러, 3년간 4천94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은행은 'BBB'로 분류된 기업들은 여전히 여유 자금이 있다며 이를 가리켜 "정크 등급으로 떨어지기엔 너무 크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도 'BBB'등급 채권의 미래를 더 암울하게 보기 시작했다.

골드만은 "해당 구간 기업들의 실적 성장률이 더 느려지고 있다"며 "그들의 자산과 비교해 부채 규모도 상대적으로 더 늘었다"고 말했다.

미국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이전보다 더 많은 회사채에 'BBB'와 'BBB-' 등급을 부여했다.

골드만은 "기업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 악화는 신용 등급 강등의 위험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에 따르면 올해 미국 기업들의 부채는 560억달러 순증했다. 이는 절대적인 수치뿐만 아니라 경제성장률과 비교해 상대적인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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