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합병과 관련한 정부의 승인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CJ헬로의 3대 주주인 외국계 사모펀드가 '주주 이익 침해' 목소리를 내면서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어 양사 간 합병에 복병이 되고 있다.

7일 통신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CJ헬로 지분 6.66%를 보유한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 엑셀시아 캐피털 아시아(이하 엑셀시아)는 최근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합병이 소수 주주의 이익을 배제하고 있다면서 국내 로펌을 선임하고서 본격적인 법적 대응 절차에 들어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LG유플러스에 CJ헬로 인수와 관련한 조건부 승인 내용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했고, 조만간 의견 진술 및 청취 과정을 거쳐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입자 수 기준으로 유료방송업계 4위인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면 KT에 이어 단번에 업계 2위 사업자로 뛰어오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CJ헬로의 3대 주주가 '주주권'을 내세워 법적 문제를 제기하면서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합병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특히 CJ헬로의 지분 8.61%을 보유한 SK텔레콤이 엑셀시아와 보조를 맞추는 움직임을 보일 경우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수도 있다.

엑셀시아는 법무법인 넥서스를 통해 청와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CJ헬로의 최대 주주인 CJ ENM은 물론 LG유플러스와 CJ헬로 등이 소주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과 방안을 마련했는지 여부를 엄격히 파악해 달라고 요청했다.

엑셀시아는 이와는 별도로 CJ헬로 경영진이 자사의 경영을 LG유플러스의 처분에만 의지하고 있다고 보고, 이들 경영진의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서신을 CJ헬로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처럼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엑셀시아는 1998년 설립돼 아시아 지역에서 투자 활동을 해 온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로, 세이블 아시아 리미티드 펀드를 통해 2005년부터 CJ헬로 지분을 보유해 왔다.

엑셀시아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경영권 프리미엄이 제공됐고, 그에 따른 이익은 모두 최대 주주인 CJ ENM에 귀속돼 소수 주주의 이익이 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한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주식 50%+1주를 인수하면서 CJ ENM에 주기로 한 인수가격은 8천억 원이다.

1주당 가격은 2만659원으로 인수 당시 시가인 1만979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명목으로 주당 9천680원이 얹어졌다는 게 엑실시아의 주장이다.

결과적으로 CJ ENM이 CJ헬로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면서 총 3천748억 원의 혜택을 보게 됐다는 것이다.

엑셀시아 측은 "CJ ENM이 막대한 이익을 보게 된 것과 달리 나머지 주주들은 CJ헬로 주가 하락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특정 주주가 이익을 독식한다는 점에서 주주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초 1만8천 원대였던 CJ헬로 주가는 최근 1만3천원대로 떨어졌다.

엑셀시아는 LG유플러스와 CJ ENM, CJ헬로가 공개매수 등의 방법을 통해 소수 주주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업의 지배권 변경 시 소수 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잔여 주식 전부를 공개적으로 사들이는 의무공개매수 제도를 활용하라는 요청이다.

국내에서는 법적으로 의무화한 제도는 아니지만, SK텔레콤이 2015년 11월 CJ헬로 인수를 추진하면서 공개매수를 진행해 기존 주주들의 지분 8.61%를 사들인 선례가 있다.

엑셀시아의 이러한 움직임에 SK텔레콤이 적극적으로 동참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SK텔레콤은 앞서 지난 5월 CJ헬로의 주가 하락 등을 이유로 LG유플러스에 자사 보유 지분을 매입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소수 주주 지분을 사들일 경우 매입 비용이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CJ헬로나 LG유플러스 등이 엑셀시아나 SK텔레콤의 요청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CJ헬로와 LG유플러스는 주주 가치 상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다.

CJ헬로 관계자는 "주주 가치 상승을 위해 인수를 원만하게 마무리 짓는 한편, 주주 가치 상승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CJ헬로 최대 주주로서 주가 상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주식 매입 요구와 관련해서는) 현재 CJ헬로 인수 건이 정부 심사 중에 있어 현시점에 주식 처리에 대한 언급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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