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민주당 대선 유력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비리 의혹 조사를 공개적으로 촉구한 가운데 중국이 아직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한 이후 중국 관영매체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관련한 정치적 논란을 다루지 않은 적은 그동안 없었으나 이번 바이든 조사와 관련해서는 놀랍게도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 인터넷상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이 퍼졌으나 중국 관영언론 측은 언급을 회피하고 있고 소셜미디어에도 언급이 뜸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중국 정부 당국이 검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트럼프행정부에 강경한 모습을 보이되 갈등 고조는 피하고 싶어 묵묵부답이라는 어색한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클린턴 행정부 당시 국무부에서 중국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수잔 셔크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UCSD) 명예교수는 "'침묵이 말해준다(silence speaks volume)'는 문장이 중국의 반응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와 관영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아무런 논의도 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대의 장 지앤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가 중국 입장에서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공언된 입장을 가지고 있다"면서 "해당 조사가 잘못될 경우 국내외 양쪽 모두에 설명하기 힘든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중국이 바이든 전 부통령 비리 의혹을 조사한다고 해도 관련 내용을 공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장 교수는 말했다.

그는 "중국이 해당 이슈와 관련해 매우 저자세로 임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이미 지난 9월 말 "우리는 중국 국내 문제에 간섭한 적 없으며 미국 국민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NYT는 중국의 이러한 조용한 모습이 곧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경절 연휴로 중국 정부 당국 및 관영언론의 대응 속도가 느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jw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1시 0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