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중국 내에서 지방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이 쏟아지고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해 다양한 종류의 인프라 사업 자금 조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지방정부는 올해 들어 9월말 현재 국내 채권 2조3천700억위안(약 3천320억달러)을 발행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8% 늘어난 것으로, 3년 전 기록한 연간 2조5천600억위안의 기록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달러화로 발행되는 역외채권도 총 230억달러가 발행되 전년 대비 56% 폭증했다.

WSJ은 "중국의 지방정부가 기록적인 속도로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며 "도로와 철도, 전기, 항만 등에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인프라 투자를 늘려 성장을 촉진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중국의 소규모 지방정부는 오래전부터 자체적인 장부에는 기록되지 않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상환에 실패할 경우 중앙 정부가 투자자를 구제할 것으로 암묵적으로 보증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종종 빚더미에 앉거나 중앙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일부 투자자는 이런 종류의 채권을 중국에서 발행되는 가장 위험한 채권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지난 2014년에는 부채 증대와 투명성 부족 등의 이유로 중앙 정부가 이런 채권의 발행을 단기간 금지한 바 있다. 그 뒤로 중앙 정부가 부채에 대한 입장을 완화하자 투자자의 수요도 높아졌고, 필요할 경우 사실상 중앙 정부의 보증이 있을 것이란 인식도 확대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레이팅스의 로라 리 애널리스트는 "중국(중앙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경기 부양이고, 경기를 계속 부양하는 데 인프라 투자는 필수적"이라며 "지금은 채무자가 재융자를 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좋은 시기"라고 평가했다.

채권 발행이 급증하는 데는 기존 채권의 만기도래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데이터제공업체 윈드에 따르면 중국 지방정부 채권 2조1천억위안이 올해 만기가 도래하고, 내년에는 추가로 1조7천억위안의 채권 만기가 돌아온다.

역외 채권의 만기도래물량도 늘어나고 있어 오는 2021년에는 24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투자자의 수요도 뜨겁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랠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국 전역에서 발행하는 지방정부 채권(AA등급)의 5년물 평균 금리는 작년 연말 4.68%에서 최근 4.21%까지 내려갔다. 발행자는 부유한 지방뿐 아니라 개발이 덜 된 지역도 포함된다.

이들 채권의 중국 국채 대비 스프레드(크레디트 스프레드)는 120bp로,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축소됐다. 투자자가 국채 대비 요구하는 추가 금리 수준이 크게 내려앉은 셈이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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