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의 인스턴트 누들 판매량이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중국 소비자들이 경기 둔화를 우려해 소비를 줄이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 무역전쟁 속 中 경기 부양 키워드는 '소비'… 컵라면에 주목

SCMP는 중국 정부가 장기화하는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소비 지출에 기대고 있기 때문에 해당 논란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일 경우 중국 경제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매체는 인스턴트 누들이 자동차 판매량과 함께 소비자들이 지출을 늘리려는지 혹은 줄이려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역할을 한다고도 설명했다.

인스턴트 누들은 저렴한 음식의 대표적 제품으로 중국의 연간 인스턴트 누들 판매량은 지난 40년간 산업화가 진행되는 동안 빠르게 증가했으나 중산층이 떠오르면서 감소세를 보였다.







<인스턴트 누들 전 세계 판매 수요>



중국 본토와 홍콩의 인스턴트 누들 판매량은 2014년 이후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면서 2016년 연간 판매량은 385억개까지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다시 400억개로 늘었다. 이는 전 세계 총판매량의 38.8% 수준이다.

인스턴트 누들 판매량이 증가하는 동안 자동차 판매량은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8월을 기준으로 중국의 승용차 판매량은 15개월 중 14개월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중국 소매판매도 지난 몇개월간 계속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9.8% 증가했으나 이후 7월과 8월에는 각각 7.6%, 7.5%를 기록했다.

7월과 8월 소매판매 전년 대비 증가율은 전문가들의 시장 예상치보다도 낮은 수준이었다.



◇ 컵라면 소비증가에 의견 분분… "소비 둔화 징조" VS "컵라면 제품 개선일 뿐"

전문가들은 임금 성장률 둔화, 부채 상승, 직업과 관련 전망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인스턴트 누들 판매량이 증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스턴트 누들 판매량 증가가 소비 둔화의 징조라는 의미다.

반면 중국 관영매체는 인스턴트 누들 판매량이 증가한 것이 제품 개선에 따른 것인 만큼 인스턴트 누들 판매량 증가도 소비가 늘어난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인스턴트 누들 소비량의 증가는 소비의 질을 낮춰서가 아니라 관련 업계가 시장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크레디트스위스(CS) 프라이빗뱅킹의 타오 동 아태지역 매니징 디렉터는 "인스턴트 누들 업계가 물론 성장하긴 했지만 아무리 제품이 나아졌다고 해도 여전히 인스턴트 누들은 인스턴트 누들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스턴트 누들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인스턴트 누들 제품군이 크게 변해서가 아니라 소비자의 선호도에서 큰 변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스턴트 누들과 비슷한 저가의 보존 처리된 채소 제품군도 인기를 보이는 데 반해 자동차와 같은 고가 제품 판매량은 줄어들고 있다"면서 "이러한 현상은 소비 둔화를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타오 디렉터는 "향후 수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소비자들의 선택도 자연스럽게 조심스러워졌다"고 덧붙였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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