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과거 '양적 성장'의 구도에서 벗어나 혁신적 아이디어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누구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질적 경쟁'의 시대로 먼저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인 이 사장은 7일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디스플레이산업협회,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가 개최한 제10회 디스플레이의 날 기념식에서 이같이 말하고 "전후방 협력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고 기존에 없던 혁신적 기술을 탄생시키며 도전과 도약의 새로운 10년을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디스플레이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첨예한 경쟁 속에서 혁신과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며 "스마트폰과 TV 등 세트 시장의 성장 정체로 인해 시장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중국 업체들은 이전보다 더 공격적인 투자로 생산 캐파를 늘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를 바탕으로 더 많은 물량을 쏟아내며 우리를 위협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설상가상으로 국가 간 무역 분쟁이 다각화되며 글로벌 무역환경이 악화하고 있고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더해지며 시장의 불확실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며 "한국 디스플레이에 어떤 기회와 위기가 찾아올지, 주어진 고민과 숙제가 참으로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번 위기와 성장의 소용돌이가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 인프라인 5세대 이동통신(5G)이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 상용화되며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의 속도는 더욱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사장은 이어 "이런 거대한 변화 속에서 디스플레이는 4차 산업혁명의 눈으로서 가상과 현실을 이어주고 세계와 사람을 연결하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이런 변화를 주도하고 그 속에서 성장의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시장 경쟁의 게임 룰을 우리 손으로 완전히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우리는 브라운관 시장 1위에 안주하지 않고 일본 업체들이 주도하던 액정표시장치(LCD) 산업에 도전장을 내밀며 과감한 투자를 시작했다"며 "양산 개시 4년 만인 99년 세계 1위로 도약하며 또 한 번 세계 정상에 올랐다"고 말했다.

또 "특히 2007년에는 당시 아무도 장담하지 못했던 올레드(OLED) 상용화를 우리 손으로 일궈냈다"며 "지난 10년간 올레드를 LCD에 버금가는 사업으로 규모를 키웠다"고 했다.

이 사장은 "이런 성공 뒤에는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기술발전을 리딩해 온 소재와 부품, 장비 등 산업 생태계의 구성원들이 있었다"며 "여기에 정부와 학계의 적극적인 지원이 더해지며 지난 20년간 디스플레이 코리아의 명성을 굳건히 지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브라운관부터 최근의 신기술까지 지난 50년간 꾸준히 축적해 온 혁신과 성공의 경험이 DNA로 확실히 각인돼 있다"고 강조했다.

유정열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축사를 통해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 증대와 폴더블·롤러블 등 혁신적인 폼팩터의 등장이라는 기회 속에서 미래를 철저히 대비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 실장은 그러면서 디스플레이 산업의 글로벌 주도권 유지를 위해 ▲소재·부품·장비산업 육성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선점 지원 ▲산업의 선순환 생태계 구조 마련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과 투자 애로 해소 등 정책적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또 "이번 위기를 디스플레이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도록 산·학·연·관이 힘을 모아 '흔들리지 않는 디스플레이 강국'을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디스플레이의 날은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수출이 연 100억달러를 돌파한 2006년 10월을 기념한 것으로, 2010년부터 매년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참석자들은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에 따른 공급망 불안과 경쟁국의 대규모 투자에 따른 추격 등 어려운 대외 환경을 극복하고 디스플레이 산업의 글로벌 주도권을 유지하자고 다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등을 위해 노력한 디스플레이 산업 유공자 40명에 대한 포상이 이뤄졌다.

세계 최초로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개발·양산하고 중소형 올레드 수출 확대에 기여한 김성철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이 은탑 산업훈장을 받았다.

일본에 의존하던 습식세정장비와 건식식각장비 등을 국산화해 수출 대체와 산업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한 임관택 케이씨텍 사장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외에도 디스플레이의 날을 맞아 생활 속의 디스플레이를 주제로 열린 2019 디스플레이 챌린지 공모전에는 중소·벤처기업과 대학생의 다양한 디스플레이 제품 및 서비스 아이디어가 발굴됐다.

행사에는 디스플레이 분야 산·학·연 관계자 300명이 참석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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