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국내 항공업계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일제히 '어닝쇼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일본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갈등으로 여객수요가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 유가와 환율 등 거시변수들 또한 비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6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8일 실시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에 3조4천78억원의 매출과 1천97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관측됐다.

매출은 1년 전보다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50.87% 급감하면서 어닝쇼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가 여름 휴가와 명절 여행수요 등이 겹친 최고의 '성수기'라는 점에서 충격적인 실적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3분기에만 4천1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작년 연간 영업이익인 6천403억원의 절반 이상을 벌어들인 셈이다.

대한항공의 실적 전망치는 최근 빠르게 하향 조정되고 있다.

최근 3개월간의 컨센서스에서 대한항공은 2천63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집계됐지만, 최근에는 2천억원을 하회하는 전망치를 제시하는 곳이 크게 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풀서비스캐리어(FSC)의 경우 일본노선 비중이 전체 매출의 15% 안팎으로 크지는 않지만, 고단가였던 일본노선이 악화하면서 전체 수익성에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글로벌 교역조건이 악화한 탓에 화물 부문 실적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 점과 원화 약세로 여행 수요 전반에 불리한 분위기가 감지된 점도 실적에 '악영향'을 주는 요소다.

최근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아시아나항공의 감사보고서 '한정' 사태 이후 실적 전망치 제공을 중단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최악의 경우 '적자'를 낼 수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일본노선 비중이 높은 저비용항공사(LCC)들과 여객·화물 부문의 동반 부진이 겹치면서, 1천1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지난해 3분기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그간 '고공행진'을 지속했던 LCC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최근 더욱 악화했다.

앞서 국내 대표 LCC인 진에어와 제주항공은 최근 3개월간의 전망치를 기준으로 집계한 컨센서스에서 130억원과 17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 2분기와 견줬을 때 무난하게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던 셈이다.

그러나 최근 1개월을 기준으로 제시된 추정치들을 보면, 진에어는 42억원, 제주항공은 10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노선 다변화 등을 통해 수익성 제고에 나선 상황이지만, 40% 안팎을 차지했던 일본노선을 대체하기엔 무리라는 평가가 많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5일 발표한 일본 노선 주간 항공운송 실적에 따르면 올해 9월 일본노선 여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4% 줄어든 135만5천112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LCC들은 일본 노선을 대신해 중국, 동남아를 중심으로 활로 모색에 나섰지만, 또 다른 경쟁 심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 또한 미봉책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증권사 관계자는 "일본 노선 축소가 진행형인 데다, 4분기에는 다시 계절적 비수기로 진입할 예정인 만큼 적자를 벗어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한일관계 회복을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굳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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