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 협상이 약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외환시장의 관심이 다시 협상 이슈에 쏠린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1,190원대에서 유지되고 있는 만큼 무역 협상의 결과가 중기적인 방향성을 만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8일 서울환시에 따르면 전일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0.20원 하락한 1,196.60원에 마감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2일을 제외하고는 이달 들어 1,190원대의 종가를 유지하며 대체로 중립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앞서 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9월 비농업 고용 지표에 쏠렸으나 해당 지표는 달러-원 환율에 방향성을 제시해주지 못했다.

미국의 지난 9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약 10년 만에 최악 수준으로 집계되면서 9월 고용에 관심이 집중됐으나 지표의 세부 내용이 엇갈리면서 영향이 상쇄됐다.

미국의 9월 실업률은 3.5%로 지난 1969년 12월 이후 반세기 만에 최저로 하락했으나, 신규 고용은 13만6천명 증가에 그치며 시장 예상치에 못 미쳤다.

미국의 고용 시장이 여전히 탄탄한 점은 확인했으나, 안도할 만큼의 확신은 얻지 못하는 정도의 지표였다는 점이 외환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같은 날 나온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도 달러-원에는 중립적인 재료로 작용했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일부 위험에 직면해 있지만, 여전히 좋은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해 명확한 신호를 주지는 않았다.

외환딜러들은 비농업 고용 지표도 방향성 제시에 실패한 가운데 이번 주 예정된 대형 이벤트인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이 달러-원 환율의 중기 흐름을 결정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협상 이벤트를 소화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월말까지의 방향성을 조성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현재 달러-원은 월간 차트상으로도 중립 영역에 있다"며 "협상 결과를 확인하고 이어지는 이번 주 달러-원의 방향이 월 후반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중립적인 월간 방향성이 이번 주부터 점차 한 방향으로 만들어지는 초기 단계다"고 덧붙였다.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협상 결과는 예정된 관세 부과를 연기하기로 양측이 합의하는 것이다.

주요 외신은 중국 협상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핵심 요구 사항과 관련해 합의를 꺼리고 있다는 보도했다.

'빅 딜' 타결 가능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당장 오는 15일과 12월에 부과될 예정인 관세만 연기하더라도 달러-원은 이에 반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무역 협상에서 이달과 12월에 부과 예정인 관세를 미루고, 농산물 구매를 확대하고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소폭 완화하는 것이 현재로서 생각할 수 있는 기본 시나리오다"며 "관세 부과 연기와 화웨이 제재 완화는 재차 위험 선호 분위기를 조성해 중단기적 달러-원 하락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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