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반도건설이 계열사를 동원해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5.06%를 전격 취득했다.

반도건설 계열사인 대호개발과 한영개발, 반도개발은 각각 한진칼 지분 2.46%와 1.75%, 0.85%를 취득했다고 8일 공시했다.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은 반도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이고, 반도개발은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의 장남인 권재현 반도개발 차장이 최대주주인 건설사다.

반도건설 계열사들은 한진칼 지분 매입 목적을 '단순 취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진칼 지분 상속에 따른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적잖은 영향을 미칠수 있는 지분을 확보한 만큼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반도건설은 지난 10년간 가파르게 성장해 온 중견 건설업체"라며 "추가적인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경영권 분쟁 중인 한진칼 지분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반도건설은 이번 지분 매입으로 한진칼의 4대 주주로 등극했다.

고(故) 조양호 전 회장(지분율 17.84%)을 포함한 특수 관계인이 28.94%를 보유해 최대주주 지위를 갖고 있다.

한진칼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사모펀드 KCGI가 15.98%를 보유해 2대 주주이고, 지난달 말 지분을 10.00%까지 끌어올린 델타항공이 3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반도건설이 확보한 지분을 바탕으로 한진가(家)와 KCGI의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진칼과 KCGI의 경영권 싸움은 지난해 11월 KCGI가 9%의 지분을 취득, 경영 참여를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올들어서도 KCGI가 지분율을 15.98%까지 확대하자 영측간 갈등은 더욱 심화하는 양상을을 보이고 있다.

다만 한진가에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10% 수준까지 확보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다소 소강 국면으로 들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칼과 KCGI 모두 반도건설의 행보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싼 '수 싸움'도 더욱 치열해 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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