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 등으로 하락했다.

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12달러(0.2%) 하락한 52.6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과 이라크 및 에콰도르의 생산 차질 가능성 등을 주시했다.

미국과 중국이 오는 10일부터 고위급 무역회담을 할 예정이지만,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소식이 이어졌다.

미국 상무부는 전일 하이크비전 등을 포함한 총 28개 중국 기업과 기관을 '엔티티 리스트'에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엔티티 리스트는 미국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일종의 블랙리스트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이런 조치가 내정간섭에 해당한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협상단 대표인 류허 부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타이틀을 달지 않는 등 회담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협상단이 당초 계획보다 이른 11일 귀국할 수 있다는 전망도 했다.

여기에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당국이 정부 연기금의 중국 투자 차단 등의 방안을 여전히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를 다시 내놨다.

미 정부는 중국 투자 차단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했었지만, 관련 보도가 재차 나오면서 시장의 불안이 커졌다.

중국이 지식재산권 문제 등 구조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협상을 꺼리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라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관계자들이 회담에 대해 낙관적인 발언을 내놓기도 했지만, 회담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다음 주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이 강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한층 커졌다.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지속하면서 뉴욕 증시에서 주요 주가지수가 비교적 큰 폭 하락하는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이 지속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이 글로벌 경제의 동반 둔화 위험을 경고하는 등 경기 둔화 우려도 지속했다. 이는 원유 수요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이라크와 에콰도르 등 주요 산유국의 생산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는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이라크에서는 반정부 시위 격화에 따른 원유 생산 차질 우려가 지속했다. 또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 가능성이 커진 점도 인근 지역에서의 이라크 원유 생산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에콰도르에서도 반정부 시위에 따른 불안감이 적지 않다. 에콰도르 에너지부 장관은 반정부 시위로 원유 생산량이 하루평균 5만9천450배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무역협상 관련 소식과 경기 둔화 우려가 유가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봤다.

UBS의 지오반디 스타우노부 원유 연구원은 "시장은 무역 긴장과 원유 수요 우려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나 9월 OPEC의 산유량 감소 등은 무시하고 있다"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점이 유가의 상단을 막고 있다"고 진단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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