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무역 협상을 앞두고 긴장이 커진 데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대차대조표 확대 방침을 밝혀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8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1bp 내린 1.532%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0bp 하락한 2.033%를 나타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4.2bp 떨어진 1.424%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8.7bp에서 이날 10.8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오는 10일 고위급 무역 협상 재개를 앞두고 진전 기대가 계속 줄어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이어졌다.

미국 상무부는 하이크비전을 포함한 28개 중국 기업과 기관을 블랙리스트인 '엔티티 리스트(entity list)에 추가했다.

또 미국 백악관이 정부 연기금의 대중국 투자를 차단하는 방안을 여전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앞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상장폐지 등을 검토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미 재무부는 이를 공식 부인했다. 재차 관련 보도가 나오면서 주식과 채권시장의 불안은 커졌다.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이 미국으로 향한 가운데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들 협상단이 미국 체류 기간을 당초 계획보다 줄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파월 의장이 조만간 대차대조표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점도 국채 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파월 의장은 "이제 (대차대조표를 늘릴) 때가 됐다"면서 단기자금시장의 불안을 방지하기 위해 조만간 단기 국채를 매입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자금시장 불안에 대응하는 차원이지, 과거의 양적완화(QE)와 같은 것은 아니라고 파월 의장은 강조했지만, 매수 기대에 단기물 중심으로 상승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380억 달러 규모의 3년 만기 국채 입찰을 통해 1.413%에 발행했다. 응찰률은 2.43배였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인플레이션이 시장 예상을 밑돈 점도 미 국채 상승을 지지했다.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0.3% 하락해 0.1% 올랐을 것이라는 시장 예상을 하회했다. 인플레이션이 가속하면 채권의 고정 수익 가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채권값 약세 요인이 된다.

아메리벳 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미국 금리 대표는 "다음 회의에서 연준은 대차대조표, 공급 과잉, 지급준비금 수준 등을 다뤄야 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자금시장의 이슈는 더 깊어지지만, 단기적으로는 연준이 취해야 할 가장 논리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대통령직을 두고 가장 약한 순간을 맞은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2주 동안 긍정적인 결과가 필요하다"며 "전세계 위험이 이보다 더 높은 적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을 둘러싼 역학관계에 따라 시장의 다음 판도가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케네스 브룩스 전략가는 "잇따른 보도들을 볼 때 중국 협상단은 논의의 주제를 좁힐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자들이 13번째 협상이 진행될 때까지 방어적인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MRB 파트너스의 피너 퍼킨스 파트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 따른 경제적 피해는 여전히 늘어나고, 다른 무역 긴장도 고조됐다"며 "긴장이 완화될 것이라는 가정을 하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 이뤄져야 하며 폭넓은 기반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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