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에도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더 증가한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

9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04달러(0.08%) 하락한 52.5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과 미국 재고 지표, 터키의 쿠르드족에 대한 공격 등을 주시했다.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을 앞두고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날은 협상에 대한 기대가 다시 부상했다.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미국과 부분적인 무역합의를 체결하는 데 열려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조건으로 부분적인 합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통신은 중국이 농산물의 구매 확대와 같은 비핵심적인 분야에서 양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무역구조의 문제 등 양국 간 핵심 난제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익명의 소식통은 또 양국이 무역전쟁을 완전히 종식할 만한 광범위한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낙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신도 중국이 오는 15일로 예정된 관세율 인상을 연기하면 미국산 농산물을 더 사들이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중국 기업 블랙리스트 추가,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탄압과 관련된 인사에 대한 비자 제한 조치로 증가했던 양국 대립 우려가 이날은 다소 완화했다.

다만 중국이 미국의 반중단체 인사에 대한 비자 제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터키가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에 대한 군사행동을 개시했다고 밝힌 점도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터키의 군사 행동으로 인접한 이라크의 쿠르드족 지역에서 산유 활동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유가는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의 시리아 공격을 '나쁜 생각'이라면서 미국은 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혀 상승 폭을 줄였다.

미국 원유 재고가 증가한 점도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 원유재고가 293만 배럴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 150만 배럴 증가보다 많이 늘었다. 원유 재고는 4주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공급 초과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

또 미국의 산유량은 하루평균 1천260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무역협상 관련 소식에 따라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연구원은 "유가는 다른 위험자산과 마찬가지로 중국이 부분적 무역합의에 대해 열려 있다는 보도로 지지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리츠 연구원은 "미·중 회담이 실패한다면 수요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면서 유가가 하락 위험에 시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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