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집값 상승에 세금 부담을 줄이려는 집주인들이 선제적으로 증여에 나서면서 서울의 아파트 증여 건수가 1년 5개월만에 가장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에서 발생한 아파트 증여는 1천681건으로 전월보다 76.4% 급증했다.

이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되기 직전인 작년 3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송파구가 478건으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것을 비롯해 서초구 186건, 강동구 177건, 강남구 78건 등 강남4구의 증여 건수가 54.6%로 서울 전체 증여의 절반을 넘었다.

지난 6월 말부터 서울 집값이 재건축을 중심으로 오름폭을 넓히면서 집값이 많이 오른 지역 위주로 절세 목적의 증여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주택자들이 매매 대신 증여를 택하면서 매매는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5천608건으로 전월보다 36.4% 줄었다.

강남구가 전월보다 40.9% 줄고 서초구도 전월보다 63.6% 감소하는 등 강남4구의 매매거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1~8월 누계로는 7천885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1만656건에 못 미치지만 한강변 아파트 시세가 3.3㎡당 1억원을 돌파하는 등 매매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돼 증여도 더 늘어날지 주목된다.

KB국민은행 부동산 플랫폼 KB부동산 '리브온(Livv ON)'이 집계한 지난달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114.2로 대전과 함께 전국에서 유일하게 기준점인 100을 넘겼다.

이 지수는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3개월 뒤 아파트값을 설문해 작성된 지표로 100을 초과할수록 상승 응답 비중이 크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증여가 늘어난 것은 세 부담도 있겠지만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보고 선제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장세로 집값이 크게 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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