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국내 주식시장에서 단기 투자자금이 다시 늘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이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는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마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장기 투자를 꺼리는 양상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대고객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잔고는 지난 7일 67조6천591억6천3백만원으로 집계됐다.

RP매도 잔고는 지난 9월말 62조원대로 감소했다 10월 들어 다시 늘고 있다.

RP는 주로 증권사들이 만기 3개월(91일물) 이내로 파는 경우가 많아 단기 투자자금으로 분류된다.

CMA잔고에서도 RP형이 늘었다.

RP형 CMA 잔고는 지난 7일 24조641억원으로 지난 8월말 23조8천988억원, 9월말 24조2천146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점점 늘었다.

미중 무역협상과 홍콩 시위 등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들에 증시에서는 안전자산선호 심리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에 장기 투자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따라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면서 단기로 갈아탈 수 있는 RP형 상품에 투자하는 자금이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특판에 나서는 RP의 수익률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삼성증권은 지난 7일 10월말까지 비대면 계좌를 개설한 신규, 휴면 고객을 대상으로 RP 특별판매에 나섰다. 만기 3개월에 세전 연환산 금리가 3.0% 수준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협상이나 홍콩 시위 등 대외 불확실성 요인이 이달중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열리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조금이라도 실마리를 찾을 경우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지만 반대의 결과를 보일 경우 투자심리는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중국측 협상단이 당초 이틀 회담후 11일(현지시간)에 떠나려던 일정을 10일로 앞당기면서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8~9일 28개 중국 기관 및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했고, 중국 위구르 관련 인사에 대한 비자제한 조치를 내놓았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보다 중국정부가 협상에 소극적인데 중국 측 태도 변화는 이미 성장둔화를 수용하기로한 것과, 중국 경제가 급강하할 정도로 위험하지 않다는 점 등에 따른 것"이라며 부분합의도 녹록지 않다고 봤다.

홍콩 시위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도 우려 요인 중 하나다.

범죄인 송환법 완전 철폐 이후에도 시위가 지속되면서 지난 5일 홍콩정부가 복면금지법을 시행해 사실상 계엄령 수준으로 분위기가 악화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일 보고서에서 "격화되고 있는 홍콩사태가 10월중에 분수령을 맞이할 가능성도 있다"며 "그동안 70주년 국경절 행사와 미중 무역협상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홍콩 사태를 관망해왔지만 무역협상 이후 중국 정부가 홍콩사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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