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0일 서울채권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관련 불확실성을 아시아 시장에서 제일 먼저 반영하면서, 다른 자산가격 움직임에 연동될 것으로 보인다.

익일 예정된 국고채 50년물 입찰은 장기물 변동성 확대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연휴 동안 미국 국채금리는 소폭 올랐다. 8일은 금리가 하락했지만 전 거래일은 미·중 협상 기대에 금리가 오르면서 전반적으로는 소폭 상승했다. 10년물은 2.31bp 높은 1.5863%, 2년물은 0.39bp 높은 1.4636%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금융시장은 미·중 무역 협상 전망에 이틀 내내 연동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장 마감 후 무역 협상이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달러-엔이 급락하는 등 아시아 금융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무역 분쟁이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위원들의 우려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위원은 경기 침체 가능성이 증가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경제에 여러 불확실성이 있지만, 여전히 양호한 상황이며, 경제를 가능한 길고 양호하게 유지하는 것이 임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이달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다시 커졌다.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이번 달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82.8% 반영했다.

서울채권시장은 미·중 무역 협상과 관련한 재료에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연휴 동안 미 금리가 왕복달리기하면서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아시아 시장에서 재차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채권시장이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4분기에 들어섰지만, 시장 금리를 누를만한 매수 견인 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수가 유입되면서 기대가 커지기도 했지만 전 거래일에는 3, 10년 국채선물을 모두 순매도하면서 기대를 꺾었다.

연말을 앞두고 채권 변동성이 커지다 보니 시장참가자들은 연중 벌어들인 수익을 지키기에 더 집중하고 있다. 이는 보수적 매매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외부 충격이 없다면 채권 금리는 방향성 없이 변동성만 커지는 어려운 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채권을 둘러싼 여건은 나쁘지 않다. 다음 주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큰 데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가 더해진다면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이 늘어날 수 있다.

그런데도 시장참가자들이 매수를 주저하는 건 이미 재료가 가격에 반영됐다는 인식 때문이다.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도 부족하다. 네 명의 금통위원 만기가 반년밖에 남지 않았다. 금통위원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가보지 않은 길을 섣불리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즉, 이달 기준금리 인하를 끝으로 적어도 6개월 이내에는 추가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해석하는 셈이다.

수급상으로는 다음 날 예정된 국고채 50년물 입찰을 대기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익일 4천억원 규모의 국고채 50년물 입찰에 나선다. 장기투자기관은 10월 중 1조원 규모의 국고채 30년 지표물을 사들였다.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97.85원에 최종 호가했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0.7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93.10원)대비 5.50원 올랐다. (금융시장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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