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국내 이커머스 선두주자인 쿠팡과 위메프가 저명한 금융인사를 이사회 멤버로 영입하고 대규모 자본확충에 나서는 등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강도 높은 출혈 경쟁 속에 대규모 적자를 감내하면서 영업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시장 선점을 위한 공격 경영을 더욱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10일 투자은행(IB)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는 최근 국내 최대 게임사인 넥슨코리아로부터 2천500억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투자자가 평가한 위메프의 기업가치 약 2조5천억원의 1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번 투자금은 지난달 넥슨코리아가 위메프 모회사인 원더홀딩스에 투자한 3천500억원 중 일부다. 투자금의 3분의 2가 위메프로 수혈된 셈이다.

넥슨코리아는 지난달 9일 원더홀딩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신주인수 방식으로 지분 11.1%를 확보하는 한편,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를 외부 고문으로 영입했다.

허 대표는 넥슨의 대표 게임 중 하나인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한 네오플의 창업자로, 김정주 NXC 대표이사와 2008년부터 각별한 관계를 이어왔다. 김 대표는 2015년에도 위메프에 1천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위메프는 IMM인베스트먼트와도 투자 협상을 벌이고 있다. 투자 규모는 2015년 60억원보다 25배가량 늘어난 1천500억원 수준인 것을 알려졌다.

위메프가 IMM으로부터 투자유치에 성공한다면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위메프의 총자본은 마이너스(-) 2천793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이며 자본잠식률은 1천376%에 달한다.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게 되면 위메프는 전자 결제(PG)사업 영위가 가능해진다.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에 따르면 금융회사에 해당하지 않는 기관은 자본 대비 부채 비율이 200% 이내여야 PG업 등록이 가능하다.

위메프는 지난 6월 PG업체 페이플레이스를 인수하고 8월 1일 합병하는 등 오픈마켓 전환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 놨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잠식에서 벗어나면 PG사업 지위를 획득하게 되는 것은 물론 향후 기업공개(IPO)가 가능해지는 등 다양한 자격을 얻을 수 있게 된다"며 "위메프는 2015년 이후 외부 수혈이 없었지만, 올해부터 지속 성장을 위해 외부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업계 1위 쿠팡도 미국 최고 금융 엘리트를 새 이사회 멤버로 영입하는 등 새로운 생존 전략 짜기에 나섰다.

쿠팡의 새 이사회 멤버로 합류한 케빈 워시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2017년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과 함께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금융 전문가이자 경제학자다.

그는 2006년부터 작년까지 미국 중앙은행 이사를 지냈다.

조지 부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 대표단으로 활동했고, 연준 이사회를 대표해 아시아 신흥 및 개발국 경제 특사로 임명됐다.

또 미국 대통령실 경제 정책 특별 보좌관 및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수석보좌관을 맡아 미국 대통령의 경제 브레인 역할을 해왔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를 중앙은행 의장으로 유력하게 검토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쿠팡이 미국 금융 엘리트를 이사로 영입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추가 투자 유치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워시 이사가 경제·금융계의 넓은 인맥을 가지고 있는 만큼 미국 투자 업계를 의식한 영입이라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소프트뱅크로부터 받은 20억달러(약 2조4천억원)를 포함해 총 4조원가량 투자를 유치했지만, 누적 적자가 3조5천억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추가 투자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구원투수였던 손정의 소프트뱅크 대표가 추가 투자에 나설지 미지수인 가운데 쿠팡은 또 다른 대형 투자자 유치를 위해 몸만들기가 우선"이라며 "이번 워시 이사 영입으로 쿠팡을 바라보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이 바뀔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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