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합의 결렬로 가나…'미니 딜' 가능성은
미·중 무역합의 결렬로 가나…'미니 딜' 가능성은
  • 윤영숙 기자
  • 승인 2019.10.1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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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을 앞두고 차관급 회의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협상에 대한 기대는 거의 날아간 분위기다.

10일(이하 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소식통은 7~8일 워싱턴에서 진행된 차관급 회담에서 미국과 중국 협상단이 주요 의제에서 별다른 진전을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협상단이 강제 기술이전과 국가보조금 이슈 등을 논의하길 거부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중국 측이 농산물 구매와 지식재산권 보호 등 2가지 의제를 논의하는 데만 집중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고위급 협상단은 당초 10~11일 예정됐던 회담 일정을 하루로 축소하고 10일 워싱턴을 떠날 계획으로 알려졌다.

주초부터 중국 측이 구조적 이슈 등 핵심 의제에 대해서는 다루길 거부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협상의 기대가 낮아진 상태였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서 도출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는 오는 15일 예정된 미국의 2천50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이 연기되는 것이라고 언급해왔다.

양측이 좀 더 쉬운 의제에 대해 부분 합의하고, 좀 더 까다로운 이슈에 대해서는 이를 추후 협상으로 연기하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7월 말 상하이 회담 이후 두달여만에 이뤄지는 이번 양국 간 협상이 경제 이외 다른 이슈 등에서도 갈등이 불거지면서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팽배했다.

최근 미국프로농구(NBA) 구단 휴스턴 로키츠 단장의 홍콩 시위 지지 트윗으로 중국 기업들은 잇달아 NBA 스폰서 중단을 발표했고, 미국은 이번 주 소수 이슬람교도에 대한 중국의 인권 침해 등을 이유로 중국 기업 및 기관 28곳을 거래 제한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중국은 이에 맞서 반중 단체와 관련된 미국인에게 비자발급을 제한하는 조치를 추진 중이다.

펀드스트래트의 톰 블록 정책 전략가는 "좋은 소식을 찾자면, 그들이 일정을 취소하지 않았다는 것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협상단이 일정을 하루 앞당기면서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앞서 외신들은 중국 협상단이 미국과 부분적인 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고 보도했고, 중국 당국자들이 호의의 표시로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 구매하는 제안도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중국이 쉬운 의제에만 국한해 협상에 나서겠다는 신호로 해석돼 이전부터 전면 합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의 이단 해리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주 합의 가능성은 작다"며 "다만 11월 어느 시점이나 12월 초에 미국은 화웨이에 대한 구매를 확대해주고, 중국은 대두와 돼지고기, 일부 작은 품목에 대한 구매를 늘리는 양보에 나서는 작은 합의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로 중국 협상단은 트럼프가 미국에서의 승리가 필요하다고 믿을 수 있지만, 오히려 대선이 양측에 모두 빠른 합의를 위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인권 문제 등과 관련해 트럼프보다 더 강경한 민주당 대선 후보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부상이 중국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중국이 선거 이후 협상 테이블에 누가 앉을지를 알기 위해 기다릴 수 있으며, 트럼프 입장에서는 선거 전에 합의를 원할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스트레테가스의 댄 클리프턴 정책 리서치 헤드는 "(현재로서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중국과의 합의 가능성과 연관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양측이 조만간 합의에 이를 수 있다면서도 이는 백악관이 원해왔던 것만큼 포괄적인 합의는 아닐 것으로 예상했다. 첫 단계로 축소된 규모의 합의가 제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의 최선의 결과는 15일로 예정된 관세가 연기될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달 중순 2천500억달러어치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30%로 인상할 예정이다. 또 12월 15일부터 중국산 제품 1천600억달러어치에 15%의 관세가 새로 부과될 예정이다.

만약 양측이 이번 협상에서 부분적 합의를 이루고 추후 대화를 계속하겠다고 선언할 경우 관세 인상도 잠정 연기될 수 있다.

하지만 SCMP는 이날 중국 측이 최우선 과제였던 관세 인상 동결 문제를 설득하는데 진전을 거두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SCMP에 이번 회담에서 남은 것은 "작은 딜(mini-deal)"이라고 말했다.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미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큰 합의를 원하며, 그렇지 않으면 합의를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원하는 작은 딜마저 미국이 거부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SCMP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고위급 협상을 며칠 앞두고 미국이 신장 위구르 지역의 인권 문제를 이유로 중국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을 두고 전략적 시기상 의구심을 제기했다.

미국은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 문제와 관련해 연계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오랫동안 검토해왔기 때문이다.

미 하원내 한 직원은 "이는 다소 기이한 타이밍이었다"라며 "옳은 일을 위해 옳은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협상의) 지렛대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내 강경파들이 이번주 무역회담에 앞서 협상 진전을 막기 위해 제재안을 압박해왔다고 전했다.

ys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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