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국채시장 정책 방향에 채권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기재부는 지난 8일 연합인포맥스와 공동으로 개최한 '제6회 KTB(Korea Treasury Bonds) 국제콘퍼런스'에서 향후 국채 시장 정책 방향을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가 연동 국고채의 안정적 수요기반 마련을 위해 현재 비경쟁인수 방식에서 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해 발행하겠다"고 말했다.

물가채는 종전에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행됐지만,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아 비경쟁인수 방식으로 전환해 발행되기 시작했다.

최근엔 시장 수요가 어느 정도 갖춰졌다는 판단에 물가채 시장 활성화를 위해 경쟁입찰 방식으로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PD 평가 시 일정 수준의 물가채를 인수할 경우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과도한 경쟁을 막기 위해 인수 규모에 따른 점수 차등은 두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시행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기재부는 PD 규정 개정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경쟁입찰 방식 물가채 발행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A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물량이 관건인데, 처음에는 작은 물량으로 할 것이다"며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B 시중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물가채를 두고는 워낙 의견이 많았는데, 소량으로 시작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며 "국고채 전문딜러(PD)들도 어느 정도 예상했던 정책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는 정책 효과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인플레이션 부진이 지속하면 물가채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본부장은 "물가가 계속 오르지 않는 게 문제다"며 "물가채가 수요를 끌려면 물가가 전월 대비로 올라야 하는데, 그리 보는 시장 참가자는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레포 거래 시 담보물 범위를 재정증권 등 모든 국채로 확대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호평이 이어졌다.

홍 부총리는 국채시장의 다양한 투자와 위험회피(hedge)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장내 레포 거래 활성화를 위해 담보채권의 범위를 모든 범위의 국채로 확대할 것이다"고 말했다.

B 시중은행의 채권운용역은 이에 대해 "과거에는 금리 급등기에도 5년 이상 국고채만 담보로 인정해서 힘들었다"며 "국고채에서 재정증권 등 다른 국채까지 범위를 확대해주면 확실히 부담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시장 간 고위급 소통채널 신설에 대한 기대감도 엿보였다.

기재부는 기재부 2차관 주재로 PD사 및 보험, 연기금 등 국채투자기관 대표들이 참석하는 국채발행전략협의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여기서 연물별 발행물량·비중, 발행·유통시장 제도개선사항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PD 업무에 대한 경영진 관심과 지원 등을 끌어내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며 "시장과 소통이 강화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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