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이틀 간 예정된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초 예상됐던 대중 관세 유예와 미국산 농산물 추가 수입을 맞바꾸는 중간 단계의 '스몰 딜' 합의마저 어렵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무역협상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시각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이 자국 농산물 추가 구매를 비롯한 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문제, 지적재산권 보호 방안, 보조금과 국영기업 개혁 등에서 포괄적인 합의를 원하지만 이는 중국으로서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협상단은 강제 기술이전에 대한 논의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11일까지 예정인 협상 일정도 10일 하루로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분위기가 스몰 딜도 긍정적"이라며 "관세 연기가 나온다면 시장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금리가 오를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 같지만 회의적인 시각이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아침부터 (뉴스가) 이렇게 나오기 전까지는 미국이 중국에 일부 관세를 유예하고 중국은 농산물을 사주는 스몰 딜 정도는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다"며 "지금은 스몰 딜조차도 하지 않겠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중순 APEC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만날 수도 있는 모양이긴 한데 (시장의) 기대만큼 따라오지는 못하는 것 같다"며 "다가오는 15일 관세 인상은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미 정부는 중국산 제품 2천5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오는 15일부터 25%에서 30%로 올린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합의가 어디까지 이뤄질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관세를 비롯한 스몰 딜 이외에 향후 양국 간 협상 흐름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안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 기업을 블랙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관세 연기나 중국의 농산물 수입 등은 시장에 나왔던 이슈라서 엄청난 액션이라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블랙리스트 제외는 협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 여부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7일(현지시간) 하이크비전 등을 포함한 총 28개 중국 기업과 기관을 '엔티티 리스트'에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내정간섭에 해당한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스몰 딜에 합의할 용의를 일관되게 가지고 있지만 미국은 원칙적으로 빅딜이지 스몰 딜은 원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협상에서 상대방이 원하는 걸 받아들인다는 것은 협상에서 좋지 않기에 가능성은 크지 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스몰 딜) 협상을 받아들이지 않되 최소한 미중 고위급 협상을 계속하는 데 일정을 합의할지 아니면 추가적인 협상 일정에 합의하지 못하고 떠날지도 관전포인트"라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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