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국채 수익률 곡선이 중기적으로 가팔라질(스티프닝)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경로가 불투명한 데다 국내 장기물 수급 우려가 겹친 영향이다.

10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후 국채 10년-3년 스프레드는 확대 추세를 나타냈다. 지난 8월 6.4bp까지 좁혀졌던 스프레드는 지난 8일 16.5bp를 기록했다.



<국고채 10년(검정)과 3년(빨강) 금리 추이. 아래 실선은 스프레드>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커브가 중기적 스티프닝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확신할 수 없다면 1.25% 미만의 시장금리는 역마진 부담에 노출된다"며 "장단기 스프레드는 (확대 방향으로) 변곡점이 임박했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멈췄다는 인식이 생길 때 채권 금리는 상승한다.

이 과정에서 현재 채권시장을 괴롭히는 수급 우려가 장기물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한다면 장기물 금리 오름세가 단기보다 심화하면서 스티프닝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에 따른 주택저당채권(MBS) 물량과 정부의 적자국채 발행으로 내년 채권 공급은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규제를 만족시키기 위한 시중 은행들의 채권 확보 노력은 올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고, 보험사들의 초장기물 국채 수요도 한계가 있다.

공급은 늘어나는데 수요는 줄어드는 상황이다.

또 기획재정부는 내년에도 단기 40%±5%, 중기 25%±5%, 장기 35%±5%의 국채 발행 비중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MBS 연말 발행 규모가 2015년과 비슷하다고 보면 초장기물 발행량이 늘어난다"며 "이는 동일 만기의 국고채 장기물을 구축하는 효과를 낼 수 있어 스티프닝 우위를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 펀더멘털 악화는 평탄한 국채수익률 곡선(플래트닝)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인하 과정에서는 스티프닝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7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했는데 8월에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스티프닝이 나타나려면 기준금리 인하가 앞으로의 경기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장의 인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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