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국내 게임업체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전격 등장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에 따르면 웅진코웨이 매각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넷마블과 외국계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털 등 2곳이 참여했다.

SK네트웍스와 칼라일, 중국 가전회사 하이얼 컨소시엄 등 숏리스트에 포함됐던 후보들이 대거 본입찰을 포기하면서 매각이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넷마블이 깜짝 참여하면서 인수전 판도가 급변하게 됐다.

넷마블은 지난달 실시한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기존 후보들의 인수 의지가 낮다고 판단한 웅진그룹과 물밑 접촉을 통해 본입찰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부터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최근 게임사업의 확장뿐 아니라 다양한 신사업 부문에 투자하며 사업 영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2월 텐센트와 함께 카카오게임즈에 1천40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 증자를 결의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지분 25.71%를 2천14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올 초에는 넥슨 인수를 검토하다 매각이 철회되자 플랫폼 업체 인수도 검토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텐센트 등 글로벌 게임업체들이 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종 사업 진출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넷마블은 웅진코웨이가 국내 1위 렌털사업자이자 플랫폼업체라는데 주목했다.

넷마블은 "게임산업 강화와 더불어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투자를 진행해 왔으며, 무엇이든 빌려 쓴다는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 1위 기업인 웅진코웨이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인수전 참여 배경을 설명했다.

넷마블은 "구독경제는 최근 글로벌에서 고속 성장 중이며 게임사업에서 확보한 정보통신기술 및 IT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비즈니스로 발전시켜나갈 것"이라며 "웅진코웨이라는 우량 자회사 확보함에 따라 넷마블의 안정적인 성장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넷마블 실적이 주춤하고 있는 것도 웅진코웨이 인수 이유 중 하나다.

넷마블은 2017년 2조4천300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에는 2조212억원, 올 상반기에는 매출 1조38억원, 영업이익 67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0.4%, 50.8% 크게 줄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IB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이 수년째 실적이 정체된 상황에서 넥슨 인수도 무산되자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해졌다"면서 "게임 사업 이외 다른 부문에도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는 방 의장의 의지가 웅진코웨이 인수에도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웅진그룹이 매각하는 웅진코웨이 지분은 25.08%로, 매각 측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 매각 가격이 2조원 이상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MBK파트너스로부터 웅진코웨이 지분 22.17%를 1조6천900억에 인수한 뒤 2천억원을 추가 투자해 지분을 늘린 만큼 최소 1조9천억원 이상은 받아야 손해 보지 않는 구조다.

넷마블은 넥슨 인수를 위해 쌓아놓은 실탄을 바탕으로 인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넷마블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7천200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이 넥슨 인수를 위해 2조원 넘는 자금을 모아놓았기 때문에 웅진코웨이 인수자금은 크게 부담되지 않을 것"이라며 "가격 변수가 있지만 딜이 무산될 정도로 양측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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