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하나금융지주가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지난 상반기 카드와 캐피탈 부문 순이익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하나카드는 전년동기대비 34.3% 감소한 3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나타냈다.

이는 7개 전업카드사 가운데 가장 부진한 수준이며 시장점유율도 8.6%로 가장 낮은 위치에 놓여있다.

하나카드는 대법원판결에 따라 지난 2011년 4월부터 2012년 12월21일까지 '외환 크로스마일 스페셜에디션 카드'에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보상할 금액을 확정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추가로 2012년 12월22일부터 2013년 9월1일까지 카드를 발급한 고객들에게도 현재 진행 중인 또 다른 재판 결과가 나오는 대로 보상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된 보상 금액도 35억원에 달한다.

하나카드는 이러한 보상금액에 따라 하반기에도 큰 폭의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캐피탈 역시 지난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신한금융지주의 신한캐피탈과 KB금융지주의 KB캐피탈이 600억원대 순이익을 거뒀지만, 하나캐피탈은 471억원에 머물며 전년동기 561억원에 비해 16% 감소했다.

하나캐피탈은 지난해 하나금융지주의 100% 자회사가 되면서 올해 상반기에 법인세율이 24.2%에서 27.5% 인상된 영향을 받았다.

법인세 인상 요인이 있었지만 경쟁하는 금융지주사에 비해 캐피탈 부문의 수익이 크게 반등하지 못하며 금융지주사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도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기준으로 하나금융지주의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74.5%에 달한다.

지난해말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76.7%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은행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졌지만, 이는 하나금융투자가 상반기에 1천528억원으로 순이익이 43.5% 급증한 영향이 컸다.

카드와 캐피탈이 포함된 기타 순이익은 12.9%에서 9.9%로 오히려 크게 후퇴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오는 2025년까지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 비중을 30%까지 확대할 계획이지만 은행 비중이 여전히 높다고 평가받는다.

은행이 차지하는 순이익 비중을 보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우리금융지주(85.6%) 다음으로 높은 74.5%를 기록하고 있다.

김예경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는 자산과 이익 구조에서 은행 부문의 비중이 절대적이고 비은행 자회사들의 경쟁 지위가 업권 내에서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가 후발주자로서 적극적으로 외형을 확대해가는데 이에 긴밀히 대응하지 않으면 시장 지위가 낮아질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지주사 한 관계자는 "카드와 캐피탈에서 하나금융지주의 지위는 높지 않다"며 "향후 M&A를 통한 외형 확대가 이뤄지지 않으면 경쟁력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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