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서울외환시장의 외환딜러들은 미국과 중국 간의 1단계 무역협정 타결이 중장기 달러-원 흐름을 하락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재료라고 평가했다.

1단계 무역협정 타결로 미·중 무역갈등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지정학적 우려로 위축된 달러-원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는 충분한 요소라고 진단했다.

달러-원은 위험 선호 분위기를 반영해 1,180원대 초반과 1,170원대에 형성된 지지선을 하향 돌파 시도하며 중장기적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외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류허 중국 부총리를 면담한 후 양국이 '상당한 1단계 무역협정'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에는 지식재산권, 금융서비스 문제가 포함됐고 환율에 대해서도 진전이 있었다.

중국은 400억~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사들일 예정이고, 미국은 이번 주 예정됐던 중국산 제품 2천500억 달러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보류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미니 뉴스를 반영해 전 거래일 현물환 종가 대비 5.10원 하락한 1,182.90원에 최종 호가를 냈다.

장중에는 1,179.10원에서도 거래가 나오며 레벨이 1,170원대로 낮춰졌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이미 NDF 시장에서 달러-원이 큰 폭으로 레벨을 낮춘 만큼 이날 환율이 갭 다운 출발 후 1,180원대 초반에서 하단을 탐색할 것으로 봤다.

1차 하단은 지난 120일의 이동평균선이 형성된 1,185.70원과 지난달 16일의 저점인 1,182.30원 부근으로 보인다.

달러-원이 1,180원대 초반의 하단을 뚫고 추가 하락할 경우 다음 지지선은 1,172원 선으로 전망된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1,182.30원은 향후 추세의 전환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1차 주요 지지선이다"며 "달러-원은 이 부근에서 지지력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만약 1,180원대 초반 레벨이 붕괴하고 1,172.10원까지 무너진다면 중장기적 흐름이 반전돼 1,223원이 올해의 고점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의 추가 강세 재개도 달러-원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결정지을 요소로 보인다.

역외 달러-위안은 지난 주말 한때 7.06위안까지 레벨을 낮춘 후 7.07위안 부근에서 등락 중이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만약 달러-위안이 7.0위안대를 향해 내려간다면 달러-원도 1,170원까지 하단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달러-원의 중장기 흐름을 결정지을 다음 이벤트로는 내달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12월 예정된 관세율 인상 연기 등을 꼽았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이번 미·중 무역 협상의 내용이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는 긍정적이다"며 "위험 선호 심리가 자극돼 달러-원도 하락하겠지만, 결국은 12월 관세율 인상 여부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도 "결제 물량 등으로 속도 조절은 되겠지만 다음 달 APEC 회의까지는 리스크 온 분위기가 기본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달러-원의 흐름도 무겁게 흐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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