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가 최대 1조3천억원의 펀드에 대해 환매가 연기됐다며 향후 펀드 환매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원 대표는 14일 서울시 여의도에서 환매 연기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날 무역금융펀드 약 2천400억원에 대해 추가로 환매가 연기됨에 따라 1조1천593억원~1조3천363억원에 대해 환매가 연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라임운용이 환매를 연기한 모펀드는 3개다.

우선, 고정 금리성 사모 금융자산을 중심으로 투자한 '플루토 FI D-1호'는 성공적으로 유동화했을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40~50%, 내년 연말까지 약 70~80%의 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이 펀드는 6천930억원 판매됐고, 현재 환매 지연된 금액은 3천839억원이다.

부동산금융에 43.5%, 수익증권에 40.7%를 투자했다.

이종필 라임운용 부사장은 "사모금융상품은 상장 금융자산 대비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 및 투자가 가능하나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성으로 장내 매각 등을 통한 일반적 유동화가 용이하지 않다"며 "유동성 확보 과정에서 수익률 보호를 목적으로 할인 매각을 최소화함에 따라 매각 시기가 다소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회계법인을 통해 실사를 마친 상태로,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현재 '플루토 FI D-1호'에 대한 미지급급은 2천46억원이다. 지난달 30일 이전에 환매 청구돼 지급 기준가가 확정된 금액 혹은 지난 7일 이후 환매가 청구됐으나 기준가가 미확정된 금액을 미지급으로 분류했다.

메자닌에 주로 투자한 테티스2호의 경우 오는 2020년까지 60% 정도 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9일 투자원본 기준 1천363억원(52.5%)을 6개월 이내에 회수할 예정이고, 나머지도 2년 내 회수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3천997억원 판매됐고, 환매 연기 금액은 2천191억원이다.

이 부사장은 "최근 편입 비중이 높은 메자닌 발행회사들이 주가 급락으로 관련 전환사채(CB)에 대해 기존 예상했던 평가 이익이 줄었다"며 "주요 편입 종목들의 실적 및 주가 추이를 모니터링해 2020년까지 주식전환 또는 풋옵션 행사를 통해 점진적으로 메자닌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된 부실기업에 투자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2015년 이후 CB, BW를 발행한 기업들의 부실률이 7% 정도고, 절반이 적자기업"이라며 "리스크가 있는 투자"라고 설명했다.

테티스2호의 미지급금은 382억원이다.

해외 무역금융 펀드인 '플루토 TF1호'의 경우 자산 매각에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돼 투자자들은 최대 4년 8개월 후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플루토TF 펀드는 판매금액 2천436억원이 모두 환매 연기됐다.

이 부사장은 "북미와 남미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인데, 40% 비중을 차지하는 북미 소재 운용사가 그 기간 동안 기준가를 산출하지 않겠다고 통보했고, 32%를 차지하는 남미 운용사 역시 개방형 펀드에서 폐쇄형 펀드로 전환하면서 전체 폐쇄형에 대한 투자비 회수 시기를 6년까지 갈 수 있다고 언질을 주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동성 확보 및 수익률 안정화를 위해 해외 무역금융 펀드 지분 전체를 제삼자 거래상대방인 글로벌 무역금융회사 A에게 매각했다고 말했다. A사는 매수대금의 약 60%는 2년 8개월 뒤, 나머지 40%는 4년 8개월 후에 지급할 예정으로, 이 돈으로 투자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원 대표는 "금번 환매 연기 사태에 대해 투자자들과 판매사, 같은 운용업계에 죄송하다"며 "리스크를 관리하겠다고 인원을 충원했지만 여러 악재에 대응하는 데 무리가 있었다. 내부인력과 조직을 재정비해 최대한의 손실을 막고, 고객들의 투자금을 최대한 빨리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이번에 성과보수를 없앴고, 운용보수를 절반으로 낮춰서 고객들에게 돌려드리는 것으로 성의 표현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유동성 사태를 불러온 사모펀드의 레버리지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냈다.

이 부사장은 "가장 애통한 부분은 유동성이 힘든 가장 레버리지가 필요한 상황에서 아무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으려한다"며 "사모펀드 레버리지 문제에 대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과거에는 자펀드에서 모펀드에 들어갈 레버리지를 쓸 수 있었지만, 지난 7월 회사 관련 노이즈가 나면서 레버리지가 막히게 됐고, 과거 썼던 레버리지도 다 회수가 돼 모펀드에 있는 현금이 소진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헤지펀드들은 펀드 자체의 레버리지 금리를 낮게 쓸 수 있는데, 우리는 전통적인 총수익스와프(TRS)만 쓰다 보니 이런 현상이 발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10일 '플루토 FI D-1호'에 재간접으로 투자된 펀드, 메자닌(CB, BW)이 주로 편입된 '테티스 2호'에 재간접으로 투자된 약 6천 200억원 규모의 펀드에 대한 환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라임자산운용은 2012년 투자자문사로 시작해 지난 2015년 사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했다. 총 운용자산은 전일 기준 약 4조8천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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