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최정우 기자 =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업계 1위 라임자산운용의 일부 펀드 환매 중단과 관련해 무리한 운용에 따른 예견된 사태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사모펀드 시장의 생리를 잘 이해하지 못한 무리한 검찰 수사에 피해를 본 측면이 있다는 반응도 공존한다.

라임운용은 전일 추가로 해외 무역금융 펀드인 '플루토 TF1호'도 판매 금액 2천400억원에 대해 전부 환매 중지했다.

지난 10일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에 재간접으로 투자된 펀드의 환매를 중단한데 이어 추가 환매중단이 이뤄지면서 1조 3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묶였다.

운용업계에서는 라임운용이 높은 수익률을 위해 무리하게 펀드를 운용한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15일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검찰 수사를 받기 직전 라임운용 준법감시인이 무리한 운용 방식 등이 맞지 않아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외국계 회사로 옮겨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라임운용이 펀드에 편입한 종목 공시를 보면 위험한 자산에 대한 투자가 많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라임운용의 공격적 투자는 이전 바이오빌과 솔라파크코리아 등 이슈가 불거지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라임운용이 투자했던 바이오빌, 지투하이소닉 등은 모두 기존 주주들에 의해 횡령, 배임 등 불법 사건이 발생한 회사다.

2003년 코스닥에 상장한 바이오빌의 경우 대주주의 횡령 등 이유로 지난 1월 거래가 중지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 한 관계자는 "바이오빌의 메자닌 발행과 횡령·배임 공시에서 라임자산운용 이름을 종종 발견하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며 "예전 기업 탐방을 갔을 때에도 주주 구성이 불명확한 점이 있다고 느꼈는데 국내 대표 사모펀드가 투자하는 것을 보고 너무 공격적인 투자라고 느낀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필 라임운용 부사장은 전일 기자간담회에서 부실기업에 투자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2015년 이후 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한 기업들의 부도율이 7% 정도고, 절반이 적자기업"이라며 "CB, BW를 100군데 정도로 많이 투자했고, 기본적으로 부실자산이라고 볼 수 있지만, CB, BW에 투자하면서 아주 우량한 기업에만 투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에서는 라임운용이 불법을 저지른 것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검찰 수사 등이 이번 피해를 확산시켰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라임운용에 대해 제기된 의혹들을 보면,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 있을 뿐 아예 불법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찰 수사로 시장 신뢰를 잃으면서 펀드 환매 요청 들어오고, 결국 환매 중단으로까지 이어진 것을 보면 무리한 검찰 수사의 피해자인 셈"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 전반적으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모펀드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A 운용사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규모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할 정도로, 사모펀드에 대해서는 간섭없이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국정감사장에서조차 사모펀드 손실에 대해 금융기관에 책임을 묻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모펀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 속에서 라임운용 사태가 벌어져 시장에서 신뢰를 잃게 됐다"며 "자칫 사모펀드 시장 전체의 위축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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