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이 현대차와 기아차가 미국의 세타2 GDi 엔진 집단소송과 관련해 차량 469만대에 평생보증을 제공하고,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에 대해 수익성과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기업평가는 19일 "합의에 따른 충당금 설정으로 3분기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최근 수익성 개선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1~2%포인트(p) 하락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합의금과 수리비 보상·보증에 필요한 비용들을 3분기 충당금으로 설정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화해 보상금 460억원을 포함해 약 6천억원, 기아차는 보상금 200억원을 포함한 약 3천억원이 충당금으로 설정한다.

한기평은 "단기적인 자금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지표상의 수익성 하락보다도 품질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향후에도 품질 관련 이슈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사업 환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 2017~2018년에도 세타2 엔진의 리콜 관련 충당금 등으로 각각 5천200억원과 3천300억원을 쌓았다.

이번에 충당금을 또 쌓으면 최근 3년간 현대차는 1조1천200억원, 기아차는 6천300억원 규모의 품질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한기평은 "나머지 소송과 미국 법원의 징벌적 벌금 등에 대한 불확실성, 품질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점은 신용도에 여전히 부담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후 높아진 품질·환경 기준에 대한 대응 방향 등이 사업·재무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이스신용평가 또한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나이스신평은 "현대차와 기아차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수요감소에도 RV차량 라인업 확대 등을 통해 미국·유럽시장에서 점유율 개선을 이뤄왔다"면서도 "다만 추가적 품질비용 발생으로 연간 기준 경쟁사 평균 수준의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9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충당금 규모는 양사 분기 영업이익의 50~60%에 해당하는 규모다.

나이스신평은 "현대·기아차는 품질문제와 관련해 현재 총 17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며, 이번 화해안 합의를 통해 5건이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며 "여전히 세타2 엔진과 관련된 7건 등 12건의 소송이 남아있어 품질 이슈가 재차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3분기 실적 발표가 이뤄진 이후 사업실적과 경쟁지위 변화 전망 등을 종합해 현대·기아차의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기평과 나이스신평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용등급을 각각 'AAA'과 'AA+'로 평가한 반면,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평가해 향후 등급 하락의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다.

아울러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충당금 설정으로 현대·기아차의 올해 세전이익(EBIT) 마진은 3.0%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세타2 엔진 이슈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한 점과 우호적인 환율제품 향후 수익성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치는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용등급 'BBB+(안정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오는 24일 3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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