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강수지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한국은행의 10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을 주시하며 금리 인하 프라이싱에 나섰다.

15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대부분 시장 참가자들은 이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가격에 반영한 상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추가 완화 가능성이 재차 확대된 가운데 국내에서도 지난 8월 금통위 이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공개된 8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는 다수의 금통위원이 물가 부진 등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이후 신인석 금통위원의 통화정책 여력 발언을 한 데 이어 지난주 국정감사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도 필요 시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발언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이미 이달 기준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한 모습이다.

이들은 경제 전망이 함께 예정된 이달 금통위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 추가 하향 여부와 경기 판단에 주목했다.

◇기준금리 인하 전망…소수의견 출현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생각하는 이달 금통위의 기본 시나리오는 기준금리 인하에 금리 동결 소수의견 출현이다.

특히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주 국정감사에서 "통화정책과 경기 회복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디플레 우려가 커지면 적극적인 재정·통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 심리를 키웠다.

지난 8월 의사록에서 금통위원들이 경기에 대해 우려했지만, 통화정책 방향에는 의견이 엇갈려 동결 소수의견이 등장할 수 있다.

다만, 이달에는 한은의 수정 경제 전망 발표도 있기 때문에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을 2.0% 또는 1%대까지 낮춘다면 만장일치 금리 인하 결정도 나올 수 있다.

지난 7월 수정 경제 전망에서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0.3%포인트 하향조정 한 바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도 금리 인하가 선반영된 만큼 이주열 총재의 기자간담회 발언이나 성장률 전망 하향 수준 등에 따라 달러-원과 외환(FX)스와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A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시장은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며 "금리 인하에 따른 부동산 시장 전망 뉴스도 나오고 있어 민간시장에도 인하가 반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금통위에서 총재가 추가 인하에 대한 힌트를 줄지와 만장일치 여부 등을 볼 것이다"고 덧붙였다.

B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도 "인하가 100% 프라이싱 됐다"며 "기자회견에서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 둘지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달러-원은 금통위 결정보다 무역 협상에 더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기자회견이 매파적이라면 달러-원이 밀리겠지만, 그다지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추가 금리 인하 신호가 나오면 달러-원은 1,180원대에서 반등할 수 있다고 보는 의견도 있었다.

C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인하 자체보다 내년 추가 인하 언급에 주목한다"며 "추가 인하 신호가 나온다면 달러-원은 1,181원을 저점으로 반등할 것이다"고 말했다.

FX스와프 시장도 금리 인하를 이미 반영한 상황에서 추가 인하 힌트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B 딜러는 "추가 인하 가능성이 생기면 장기구간이 하락 압력을 받으며 다시 마이너스(-) 15.00원 아래로 갈 수 있다"며 "반면 추가 인하 신호가 없고 동결 소수의견이 2표 이상이면 장기 스와프포인트 상승세가 지지되거나 좀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탄 아끼자"…美 고용 호조·무역 협상 관망에 동결

대부분 시장 참가자들이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한 상황이지만, 그간 조심스럽고 신중한 행보를 보인 한은의 입장을 생각할 때 금리 동결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예상보다 미국 고용지표 등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미중 무역 협상에 대한 기대도 커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입장을 확인한 후 한은이 움직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D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미국 고용지표가 괜찮았고 미중 무역 협상에 대한 기대도 높아져 한은이 실탄을 한번 아낄 것 같다"며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1명 정도 나오는 선에서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한은이 미국보다 금리를 선제적으로 인하한 적도 있지만, 지금 미국 지표 등을 볼 때 이번에 한은이 100% 금리를 내린다고만은 볼 수 없다"며 "다만, 금리를 프라이싱 하든 안 하든 달러-원은 위로 오르기 어렵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들은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다면 달러-원은 일시적으로 1,180원을 깨고 하락할 수 있겠지만, 당분간 숨 고르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D 딜러는 "숏포지션을 시도하지만, 매수가 많아 길게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호재가 많고 대기 매수도 소화되고 있어 원화 약세가 진정 되도 1,180원 깨지는 건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힌트를 강하게 주지 않는다면 FX 스와프에는 상승 요인이다.

다만, 스와프포인트가 장기구간을 중심으로 연고점 수준에 이른 만큼 크게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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