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닐 카시카리 미국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월가 투자자들의 "오만함과 아둔함"에 질렸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월가의 응석을 받아줘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14일(현지시각) 미국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시장에서 발생한 '금리 발작'에 대해 월가 투자자들 연준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며 "솔직히, 시장 여론에 대한 나의 인내심은 근본적으로 한계에 달했다"고 말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시장 참가자들이 연준의 경험 및 지식 부족으로 그런 사태가 일어났다고 비판하지만 정작 기존의 지원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은 것은 월가 은행들이라며 연준은 시장을 응석받이로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연준은 은행들이 자금이 부족할 때 저렴하게 긴급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이른바 할인 창구를 제공하고 있지만 정작 은행들은 그것을 활용하지 않아 표면적으로는 쓸모가 없어졌다"며 "은행들은 그것을 사용하면 자신들이 취약해 보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들이 할인 창구를 꺼렸기 때문에 뉴욕 연은은 이들을 만족시키려 새로운 안전망을 더 빠르게 내놓아야만 했다"며 "이것은 분명히 극단적인 재정지원(the height of entitlement)"이라고 비판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당초 은행들은 스스로 유동성 수요를 계획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며 "계획이 실패하자 이제 불만을 늘어놓는 중"이라고 꼬집었다.

지난달 월가 금융기관들이 초단기 자금을 조달하는 레포 시장에서 금리가 치솟는 '일시 발작'이 발생하자 연준은 레포 운영을 통해 자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연준은 지난 11일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레포 유동성을 내년 1월까지 750억달러 한도로 매일 유지하고 기간물 레포도 같은 기간 한 주에 두 번, 규모는 최소 350억 달러로 운용하기로 했다.

한편 카시카리 총재는 연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휘둘리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정치가 더 큰 목소리를 낼수록 우리는 지표와 분석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대해서는 금리 인하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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